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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례적 공개 불만 표출…한미동맹 부담 현실화하나

美, 이례적 공개 불만 표출…한미동맹 부담 현실화하나
▲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미국이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이번 사안의 불똥이 한미동맹에 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이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요소로 여겨왔던 한미일 3국 안보협력에서 한국이 이탈하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어 이를 불식하기 위한 한국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한국이 22일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즉각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우리(미국)는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지소미아 결정 관련 전화 통화 뒤 내놓은 반응으로, 한국 정부의 설명에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미 국방부도 대변인 논평에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미 간에는 이견이 있더라도 되도록 공론화는 자제한 채 물밑에서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다.

그 과정을 거쳐 나오는 양측의 공식 입장은 순화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그만큼 한국의 지소미아 중단 결정이 미국에도 '의외'였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 정부 소식통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 박으며, 그와 관련해 한국에 항의했다고 전한 대목에선 다소 격앙된 기류마저 감지된다.

한국이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과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 일본의 반응이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가 불가피하다고 미국 측에 역설했고, 미국은 우리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23일 "원래부터 지소미아는 일본이 아닌 미국과의 문제였다"면서 "당분간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상당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번 사안이 한미 간 산적한 동맹 현안을 조율하는 데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의 '불만'을 달래고 한미관계에서 '잡음'이 불거지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방위비 문제 등에 있어 한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한미는 이르면 9월 중순에 내년부터 적용될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기 위한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 들어갈 예정으로,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대폭 인상을 요구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도 있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 호르무즈 해협 공동호위 동참을 요청하고 있으며, 정부는 파병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 이에 기여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립을 지켜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파병에는 이란과의 관계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 상황에서 이번 일이 결정에 변수가 될 수가 있다.

또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하면서 한국 또는 일본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이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 등 한미 간에는 한국에 부담을 주는 사안들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일로 미국의 아시아전략 대상 국가에서 한국의 존재가 약화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우려스럽다"면서 "2+2(외교·국방장관) 회담 등을 통해 한미동맹에 대한 한미의 우려 사항과 관심 사항 등을 폭넓게 논의해 재정비하는 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미국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계기로 한일갈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 "(한일) 두 나라 각각이 관계를 정확히 옳은 곳으로 되돌리기 시작하기를 바란다"며 "그들은 모두 미국의 대단한 파트너이자 친구이고 우리는 그들이 함께 진전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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