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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파월 한마디' 기다리는 세계…잭슨홀서 듣고 싶은 말

<앵커>

친절한 경제, 경제부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지금 이 시각에 우리한테는 좀 낯설지만 세계의 돈이 주목하는 중요한 회의가 열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오늘(23일) 이후로 우리를 포함해서 세계의 주가, 환율, 금리 한 마디로 돈의 흐름을 결정할 아주 중요한 자리가 있습니다.

이 자리 때문에 지금 뉴욕 증시, 세계의 증시 오늘 새벽에 대체로 다 조용했습니다.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고요. 이 자리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지를 듣고 돈이 움직이겠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미국 서부의 휴양지 잭슨홀이라는 곳에서 열리고 있는 '잭슨홀 미팅'이란 심포지엄인데, 해마다 8월에 여기서 열려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여기 모여 있냐면 주요 나라들의 중앙은행 총재들, 재무장관들, 그리고 세상의 돈을 움직이는 사람들, 큰손 투자자들도 갑니다.

금융 상황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분위기가 여기서 잡힙니다.

2005년에는 바로 2년 뒤에 시작되는 금융위기를 예언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고, 금융위기 이후였던 2010년에는 미국이 돈을 엄청나게 풀겠다는 얘기를 꺼냈던 자리로도 유명합니다.

지금 전 세계가 또 장기 침체로 접어드는 것 같다는 우려를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때보다도 이 자리에 관심이 많이 쏠리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그럼 세계의 돈은 잭슨홀 미팅에 뭘 보고 움직이기 시작할 거냐,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 11시에 미국의 중앙은행 총재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설을 합니다. 이 사람이 이때 할 얘기를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앵커>

누가 뭐래도 미국 연준이 어떤 얘기를 하는가, 그게 제일 궁금한 상황이군요?

<기자>

사실 종합적인 얘기가 파월 의장의 입을 통해서 나오게 되는 겁니다. 일단 미국의 금리를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힌트를 줄 거고 또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크다고 말씀드렸죠. 이 문제 포함해서 글로벌 금융 상황에 대한 전망도 얘기할 겁니다.

이런 얘기들이 우리한테는 먼 얘기처럼 들리지만, 왜 우리에게도 중요하냐면, 일단 당장은 지금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의 금리가 내리는 방향으로 기대를 크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오늘 밤에 파월 의장이 얘기를 꺼내기를 "우리가 7월에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한 번 내리긴 했지만, 제가 그때도 얘기했잖아요, 경기가 나쁘지 않은데 미리 보험 든 거라고. 그래서 앞으로도 당분간 비슷한 분위기로 계속 가겠습니다."라고 얘기를 하면 기대했던 돈들이 크게 실망합니다.

그러면 당장 우리나라 증시도 다음 주에 하락하면서 시작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우리 증시가 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고 국내외에 계속해서 하락을 부추길 거 같은 요인들이 좀 있는 상태기 때문에 충격이 가중되면서 나타날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그럼 우리 입장에서는 어떤 얘기가 나와야 좋은 건가요?

<기자>

일단 단기적으로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좀 내린다고, 추세적으로 내린다고 해야 호재가 될 거고요.

한 가지가 더 있는데, 약간 복잡한 얘기인데, "지금 커다란 경기침체가 닥치나 봐" 하는 사람들이 그 징조라고 많이 보는 게, 요새 자꾸 미국 국채 중에서 만기가 긴 상품의 수익률이 단기보다 더 낮아졌다 말았다 합니다.

어제 또 그랬습니다. 이걸 보고 "아, 침체가 오는구나." 이러는 겁니다. 얼마나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면 10년짜리 이자가 2년짜리보다 낮아지도록 그리로 돈이 몰리는 건가,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거죠.

그런데 미국이 돈을 풀겠다는 신호를 보내면 이게 당장은 해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불안도 좀 가라앉겠죠. 하지만 좀 더 길게 보면 기대하지 않은 방향으로 튈 수 있다는 걱정도 많이 나옵니다.

미국이 벌써부터 이렇게 돈을 풀겠다고 하면 나중에 어쩌려는 건가, 또는 지금이 그 정도인가. 그러면 사실 실무는 좋아지는 게 없는데 물가는 어떻게 될까?

미중 무역전쟁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 밤 돈만 더 빨리 풀겠다는 식으로 얘기가 나오는 것은 나중에 터질 문제들을 오히려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한쪽에서는 나오는 겁니다.

아무튼 세계 경기 분위기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열린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오늘 밤에 파월의 입을 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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