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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실 한쪽, 곰팡내 진동…청소 노동자 휴게실 가보니

<앵커>

얼마 전 열악한 휴게 공간에서 쉬다가 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를 두고 대학 내에서 노동환경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대뿐 아니라 다른 대학의 노동자 휴식 공간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정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사립대, 전선 수백 가닥이 늘어진 기계실 한쪽이 청소 노동자 4명의 휴식 공간입니다.

[문종심/대학 청소 노동자 : 전자파가 있어서 시끄러워서 너무 머리가 아파 죽겠어요. 지금도 이렇게 머리가 아파요.]

지하 2층 계단 아래 공간에 마련된 휴게실은 바로 설 수 있는 공간조차 없습니다.

학생들의 발소리 탓에 잠깐 눈 붙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간이 환풍기가 있지만, 곰팡내가 진동합니다.

[김다임/대학 청소 노동자 : 냄새가 엄청나요, 여기 말도 못 해.]

한여름에 에어컨 하나 없이 선풍기로 버티는 건 휴식이 아니라 고역입니다.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가 마련한 사업장 내 휴게시설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거지만, 권고사항에 그치다 보니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지난 9일 60대 서울대 청소 노동자가 에어컨도 없는 휴게실에서 잠을 자다 숨지기까지 했습니다.

서울대생들은 사망한 청소 노동자를 기리기 위해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자는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손원철/서울대 사회교육과 4학년 : 근로하실 때는 불편하게 지내셨지만, 위에서는 좀 더 편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용노동부와 서울대도 뒤늦게나마 휴게실 개선 작업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청소 노동자들은 그저 휴식다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만 바랍니다.

[김다임/대학 청소 노동자 : 조용히 쉬고 냄새 안 나고 한적한 데, 공기 맑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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