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20대 여성이 남자친구의 아버지로부터 강제로 마약을 투약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마약 사건인 데다,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는 진술까지 했는데, 경찰이 수사에 미적거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도에 유수환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포천의 한 펜션입니다.
지난 15일 이곳에서 20대 여성 A 씨가 강제로 마약을 투약 당하고, 폭행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가해자는 여성이 3년간 교제하고, 결혼 약속까지 했던 남자친구의 아버지 김 모 씨, 개인적인 일로 상의할 게 있다며 여성을 불러냈습니다.
[A 씨 : 물어보지는 말고 의견이 듣고 싶으니 시간 괜찮냐고 해서 (따라갔어요.)]
김 씨는 A 씨에게 줄 선물이 있다면서 잠시 눈을 감고 있으라고 말하더니 갑자기 팔에 주사를 놨습니다.
[A 씨 : 팔을 붙잡고 한쪽 손으로 주사를 놓으려고 해서 제가 만지지 말라면서 반항했는데, 저를 못 나가게 하려고 잡아끌어서 계속 살려달라고 하면서 나왔어요.]
A 씨가 112로 신고를 하자 김 씨는 황급히 도망갔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펜션에서 김 씨가 범행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를 확보했고, 김 씨가 인근에 버리고 간 승용차도 찾아냈습니다.
또 A 씨 상대로 마약 간이 검사를 실시해, 필로폰 양성 반응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증거를 확보하고도 경찰이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SBS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김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김 씨가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피해자가 진술했는데도 이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그제(20일) 체포·통신영장을 발부받았다며, 강제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