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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마두로 몰래 베네수 정부 물밑 접촉" vs 마두로 "내가 허락"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상이 모두 양국 고위급 인사 간의 '물밑 접촉'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접촉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몰래' 이뤄진 것이라고 밝힌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허가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의 고위급 접촉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확인 요청에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여러 대표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AP통신과 악시오스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부 2인자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제헌의회 의장과 비밀리에 접촉해 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마두로 정권의 붕괴를 바라는 미국이 마두로 정권 내부의 세력 다툼을 부추기기 위해 카베요 의장과 만났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측 대화 상대가 카베요 의장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누구인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매우 고위급"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두로 대통령도 20일 현지 방송에 출연해 미국과의 접촉 사실을 밝혔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수개월 전부터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부의 여러 고위급 인사들 간에 접촉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대화 주체와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이러한 만남이 자신이 주재한 것이며, 자신의 직접적인 허가 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물밑 접촉이 마두로 '등 뒤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다시 한번 못 박았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마두로는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며 "마두로 등 뒤에서 몰래 접촉해온 인사들과 논의하는 유일한 내용은 마두로의 퇴진과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라고 말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부 간의 대화에 마두로 대통령은 개입되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비록 양측이 주장하는 물밑 대화의 성격은 판이하지만 접촉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는 점에서 베네수엘라의 정치 혼란에 어떤 식으로든 출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한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양국 정부간 접촉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지지해 왔다.

미국 싱크탱크 미주대화의 마이클 시프터는 이날 AP통신에 베네수엘라 위기 해결에 미국의 개입이 중요하다면서도 "미국 정부가 과이도 의장과 일치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선을 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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