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판다①] 관세청 김 반장, 단속은커녕 온라인서 '짝퉁 장사'

박재현 기자 replay@sbs.co.kr

작성 2019.08.20 20:28 수정 2019.08.20 22: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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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BS 탐사리포트 끝까지 판다에서는 어제(19일)에 이어 오늘도 비리로 얼룩진 일부 세관 공무원의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국경의 관문을 지켜야 할 사람들이 금품을 받고 관문을 활짝 열어줬다는 소식 어제 전해 드렸는데, 오늘은 가짜 제품이 국경을 넘어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할 세관 공무원이 아예 업체를 차려놓고 위조품을 직접 수입해서 시중에 판매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명품 브랜드의 정품만 판다는 인터넷 오픈마켓입니다.

여러 업체가 주로 외국 브랜드의 명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입점했던 명품 시계 판매 업체의 홍보 문구입니다.

최저가를 강조하며 '정식으로 통관절차를 거친 병행수입 제품'을 판다고 돼 있습니다.

단골 회원만 한때 1천700여 명에 달했습니다.

이 업체는 또 다른 오픈마켓에도 등록해 세관의 정식 수입, 통관 절차를 거친 절대 정품이라며 소비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판매자를 추적해 봤습니다.

통신판매사업자 명의를 조회했더니 대표자는 김 모 씨.

원정 성매매 등 여러 의혹이 있는 세관 공무원 김 반장의 친누나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반장이 누나 이름을 빌려 인터넷 판매 사업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김 반장이 업체 사장이라는 것입니다.

[업체 관계자 : 부업으로 2010년쯤부터 일을 하고 있었어요. 중국 쪽에서 물건을 받아서 인터넷으로 파는 것. 사업자 좀 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명의 좀 (빌려달라고…)]

실제로 끝까지 판다 팀이 입수한 김 반장의 계좌 내역을 보면 수입 업체와 돈을 주고받은 기록이 자주 등장합니다.

현직 공무원이 부업을 하는 것도 문제지만, 판매한 명품 중에는 홍보와 달리 속칭 짝퉁도 있었습니다.

이 업체가 중국 공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내역과 수입 송장 등을 확인해 봤습니다.

중국에서 약 14만 원에 사들인 시계, 오픈마켓에서는 정품이라고 홍보하며 약 35만 원에 팔았습니다.

[업체 관계자 : 아르마니, 버버리, 2013년도 중반에는 그걸 했어요. 태그호이어 (시계).]

이 시계 가운데 짝퉁이 있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업체 관계자 : (짝퉁이에요?) 네. 중국 공장이에요 다. 거기 있는 거래처를 소개 받아서, 공장에서 물건 떼오는….]

취재진은 시계 외에 김 반장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운동화를 확보해 감정을 맡겨봤습니다.

[곽지원/운동화 감별사(유튜버 코비진스) 이 제품은 가품입니다. 실제 2~3년 전 과거에 인기가 대중적으로 많았었던 제품이죠. 매쉬 재질의 형태, 패턴도 정품에 비해서 다른 형태를 띄고 있어요.]

짝퉁 제품은 세관의 동료 공무원을 통해 제대로 된 통관 심사 없이 반입됐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업체 관계자 : 세관(직원이) 근무하는 날 맞춰서 보내달라고 그래요. 그 사람이 자기 근무 때 (짝퉁을 검사에서) 빼고. 그 사람이 없으면 그 사람 아는 사람들,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물건 오면 빼 줘' 이렇게…]

이렇게 들어와도 정식 통관을 거친 기록이 남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짝퉁으로 의심하기 어렵습니다.

업체가 통관 절차를 거쳤다는 문구를 강조하면서 홍보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입니다.

[오픈마켓 관계자 : 아직은 한번도 그런 적은 없고… (가품을) 판 적은 없는데. ((통관 절차를 밟으면) 웬만큼 이게 정품이다라고 인식을 하는지?) 웬만하면 그렇게 생각하죠. 웬만하면. 보통은 통관절차를 밟는다는 것 자체가. 짝퉁이면 못 들어오니까.]

짝퉁을 막아야 할 세관 공무원이 짝퉁을 진품처럼 둔갑시켜 판매하고도 죄의식은 없었습니다.

[많이 해 처먹자. 박근혜처럼 걸리지 말고.]

세관이 뚫리면 유통 시장이 혼탁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준호, CG :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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