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직원 상반기 급여 5천150만 원…6년 만에 최고 인상률

국내 시중은행 직원들이 상반기에 평균 5천만원 이상 보수를 받았습니다.

6년 만에 가장 높은 인상률입니다.

직원 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소폭 늘었습니다.

해마다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직원 수가 감소하는 추세에 비춰 이례적이지만 비정규직이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20일 각 은행이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은행의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액이 5천15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각 은행 평균 급여액을 단순 평균한 값입니다.

각 은행의 평균 급여액은 1∼6월 근로소득 지급명세서의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고, 등기 임원은 계산에서 제외됐습니다.

하반기에도 이 정도를 받는다고 하면 은행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게 됩니다.

작년 상반기에 받은 평균 급여액(4천750만원)과 비교하면 8.4%(400만원) 늘었습니다.

인상률이 2013년 19.1% 이후 최대입니다.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씨티은행이 5천800만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인상률은 하나은행(26.7%)과 국민은행(20.9%)이 높았습니다.

하나은행은 작년 상반기 4천500만원에서 올 상반기 5천700만원으로,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4천300만원에서 5천20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두 은행 다 일시적 요인이 컸습니다.

하나은행은 올해 초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인사·급여·복지제도를 통합하면서 급여 지급 방식이 변경돼 연봉이 많아졌습니다.

예컨대 옛 외환은행은 연차수당을 다음 연도에 받았다면 올해에는 하나은행처럼 해당 해에 받는 것으로 바뀌었고, 한해 나눠 받는 성과급을 상반기에 많이 받는 방향으로 조정됐습니다.

국민은행은 임금·단체협상이 뒤늦게 타결돼 지난해 지급돼야 할 성과급 300%가 올 상반기 연봉에 포함됐습니다.

6대 시중은행의 직원 수는 6만7천781명으로 전년 대비로 200명 증가했습니다.

최근 들어 명예퇴직으로 은행원 수가 줄어드는 경향에서 벗어난 모습입니다.

하지만 증가 요인을 들여다보면 아주 반길 만한 소식은 아닙니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이 454명, 신한은행이 213명 늘었으나 증가분 대부분이 퇴직자를 재고용한 사례입니다.

우리은행은 퇴사자를 영업점 감사 등으로 재고용하는 제도를 작년 하반기 도입하면서 퇴사자 500여명을 재고용했습니다.

신한은행도 지역 본부 단위에서의 여신 사후관리, 영업점 감사 등 퇴직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직무를 새로 만들어 재고용 인원을 작년 상반기 대비로 140여명 늘렸습니다.

고용형태별 직원 수 변동을 보면 이런 점이 드러납니다.

우리은행은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이 올 상반기 49명 줄어든 대신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은 503명 늘었습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공채 인원이 늘어 정규직이 42명 증가했으나 비정규직은 그보다 더 많은 171명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