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통과 대가로 금품·성 접대 정황…구멍 뚫린 통관 심사

<앵커>

대한민국의 관문을 지키는, 그래서 스스로 관세국경의 수호자라고 자랑하는 관세청의 비리가 SBS에 포착됐습니다. 가짜 이른바 짝퉁 제품을 무사통과시켜주고, 돈은 물론 성접대까지 받은 정황이 보입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2017년 1월, 김포공항세관 직원, 일명 '김 반장'이 문자 메시지를 보냅니다.

[김 반장 (세관 직원, 2017.1.9 오후 2:46) : 수입 신고 있어요?]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중국에서 신발과 의류 등을 국내로 수입하는 업자, '오 사장'입니다.

[오 사장 (수입업자, 2017.1.9 오후 5:03) : 목, 토 수입 신고 있어.]

오 사장은 물건이 언제 들어오고, 언제 신고할 건지, 화물 일련번호까지 세세하게 알려주고, 세관 김 반장은 수입 신고에서 처리 결과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김 반장 : 신고 들어왔고요. 처리하라고 할게요.]

[김 반장 : 3건 다 결재됐습니다.]

[전직 세관 직원 A 씨 : (자기가) 당직이라는 거죠. 당직 때 그때 오면 자기가 그냥 무조건 통과해주겠다 그 말이에요.]

수입 제품이 국내로 반입되는 절차는 엄격합니다.

제품이 공항이나 항구에 들어오면 관세청은 수입업자가 신고한 내용과 제품이 일치하는지, 반입 금지 물품은 아닌지 검사합니다.

문제가 없으면 세금을 매기고 반입을 허가하는데, 이 과정에 구멍이 뚫린 겁니다.

세관 직원 김 반장이 눈 감고 통과시킨 제품에는 가짜 제품, 이른바 짝퉁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팀은 통관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대화 녹취도 입수했습니다.

[김 반장 녹취 : 내 마음을 움직인 상품권? 원래 미스터 오(오 사장)가 40만 원 주려고 했는데 (내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20만 원 줬다고 나중에 그러더라고.]

이들의 관계를 잘 안다는 한 제보자는 김 반장이 통관 편의를 봐줄 때마다 건당 50에서 100만 원씩 받았다고 취재진에게 전했습니다.

금품을 받은 세관 공무원은 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반장 : 나는 그런 사람 없으면 싫어, 얼마나 좋아. 우리 코드 잘 알잖아.]

[황 반장 : 편하잖아.]

[김 반장 : 편하고, 코드도 잘 알고.]

수입 업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정황도 있습니다.

[김 반장 : 난 얻어먹은 게 많아서 (절차대로) 못 할 것 같아. 성매매도 시켜주지. 돈도 줘요. (그런데도 물건에 이상 있는지) 감정 올릴 거예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세관 공무원들은 자신들끼리 원정 성매매를 떠나는가 하면, 성매매 여성들을 호텔 방으로 불러 사진과 영상을 찍기도 했습니다.

[제보자 : 그런 비밀을 지켜야지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해서 세관 사람들을 그걸로 같이 결속력을 다진 거죠.]

SBS의 취재가 시작되자, 관세청은 지난 7일 김 반장 등 세관 직원 4명에 대한 공식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