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팔고 보자' 고객 안심 시킨 은행…투자자만 손해 봤다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19.08.19 21:11 수정 2019.08.19 22:38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해외 금리에 연동한 금융상품이 원금도 못 지키고 큰 손실이 예상된다는 소식 어제(18일) 전해드렸습니다. 금감원이 들여다보니까 이 상품에 투자한 사람은 넣은 돈 기준으로 90%가 개인투자자였습니다. 자세히 보면 3천600명 정도가 7천300억 원 넘는 돈, 1인당 약 2억 원 정도를 투자한 것인데 지금 상태로라면 영국과 미국 금리 연계상품은 원금의 절반 정도만 남고, 독일 국채 금리 연계상품은 투자금의 95%를 날릴 상황입니다.

은퇴하고 노후자금 맡긴 투자자들도 많은데 어떻게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렀는지, 장훈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64살 김 모 씨는 지난 5월, 아내의 퇴직금 등 5억 원 정도를 영국 금리 파생상품, DLF에 투자했습니다.

노후 자금인 만큼 안전하게 운용해 달라고 했는데 은행은 손실 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안심시켰다고 합니다.

하지만 3달이 지난 지금 수익은 커녕 원금의 40% 정도인 2억 원 정도 손해를 본 상황입니다.

[김 모 씨/DLF 투자자 : 손실 난 적이 없으니까 안심해라. 원금 날리는 그런 고위험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아예 안 들어갔죠, 우리가. 은행을 믿었으니까.]

우리, 하나은행 등이 판매한 이런 해외 금리 연계 파생상품 가운데 7천 200억 원 정도가 이미 원금 손실 상태입니다.

은행들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운용 보다는 자기들 실적에 집착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은행 담당자 (지난 6월) : (해외 연계) 금리 상품 괜찮다고 추천도 많이 했고, 가입하신 분들도 2, 3억 원씩 했고.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계세요.]

은행 내부적으로 상품의 위험성을 사전에 제대로 검토했는지도 의문입니다.

몇몇 은행들은 해당 상품을 검토한 뒤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우리와 하나 등은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투자자는 수천 억 원의 손실이 예상되지만, 상품을 만들고 판매한 증권사와 운용사, 은행은 100억 원 정도의 수수료를 벌었습니다.

은행들은 투자자가 서명을 한 만큼 불공정 판매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금융감독원은 투자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분쟁 조정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