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우울한 적 있다"…'아들 엄마'란 이름이 바꿔놓은 삶

SBS 뉴스

작성 2019.08.19 02:09 수정 2019.08.19 15: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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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속 터지는 엄마 억울한 아들 ①

아들과 엄마가 가까워지는 방법은 무엇일까?

18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속 터지는 엄마 억울한 아들'이라는 주제로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가깝지만 다른 성별로 태어났기에 서로를 이해하기 힘든 모자 관계에 대해 조명했다.

10분 전 생일 파티로 행복했던 박효선 씨의 집. 하지만 10분 사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세 아들은 약속이나 한 듯 엄마 속을 뒤집어 놓았던 것. 이에 효선 씨는 "아들 셋을 키우면서 말투와 목소리가 많이 달라졌다. 중성적이고 까칠하게 변했다"라고 했다. 이에 남편은 "옛날에는 여성스러웠는데 최근에는 좀 포악해졌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들이 하나인 집은 좀 다를까? 순하기로 소문난 주한이네. 하지만 주한이는 깜빡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챙겨주지 않으면 숙제도 빼먹기 일수였다. 이에 엄마 오지현은 "우리 아들은 왜 그럴까"라며 답답해했다.

수정 씨는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첫째 아들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떼를 써서라도 반드시 얻어내야 하는 고집쟁이였다. 이에 수정 씨는 "다른 집도 다 이런지 궁금하다. 다른 집 아들도 다 이렇다면 정말 힘들 거 같다"라고 했다.

이들을 둔 엄마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86%가 아들 때문에 힘들다고 답했다. 특히 "아들 때문에 우울한 적이 있다"는 엄마는 84%에 달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에 한 엄마는 "아들은 비글이다"라고 말했다. 일명 악마견으로 불리는 비글을 닮았다는 것. 엄마들은 왜 아들을 비글이라고 생각할까.

딸 둘과 아들 하나를 기르고 있는 엄마 오지현 씨. 특히 아들은 딸보다 두 살이 더 많음에도 엄마가 챙겨주지 않으면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 엄마의 걱정을 자아냈다. 오지현 씨는 "아들에게는 한마디를 해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러 번 말하게 된다. 하지만 딸은 한 번만 말해도 알아서 다 했다. 아들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라고 했다.

엄마는 딸과 아들에게 동일한 3가지 과제를 건넸다. 아들 주한이는 엄마가 시킨 문제집 풀이를 잠깐 하는 듯하더니 금세 "나 국어 하면 안 돼?"라며 다른 것을 하겠다고 했다. 엄마가 안된다고 할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렇게 행동했던 것. 아들과 딸의 차이는 금세 드러났다. 아들은 문제집만 펼쳐 놓았을 뿐 생각은 온통 다른 곳에 가있었다. 하지만 딸은 엄마가 시키지 않은 것까지 추가로 하면서 엄마가 시킨 과제를 45분 안에 다 끝냈다. 하지만 아들은 여동생이 모든 과제를 끝낸 순간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딴청을 피웠다.

이에 전문가는 "남성과 여성의 여러 가지 뇌 발달의 특징은 그중 가장 큰 차이가 뇌량의 차이라고 한다. 딸들은 여러 가지 과제를 한꺼번에 잘한다. 이는 뇌량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아들은 한꺼번에 멀티 하게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힘들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남성은 공간지각 능력이 발달되어 있다. 논리적 사고 능력도 발달되어 있다. 여성은 언어적 학습 능력과 공감 능력의 뇌 부위가 활성화되어 있다. 다소 남성과 여성의 뇌 발달에 차이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남자 아이 셋과 여자 아이 셋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지도하에 낯선 길을 이동했다. 특히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 아이들이 길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1시간의 휴식 시간을 거쳐 여자 아이들과 남자아이들 각각이 출발 지점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아보았다. 여자 아이들은 지나온 길을 조금도 기억하지 못한 채 헤맸다. 그러나 남자아이들은 처음부터 정확한 경로를 기억하고 이동했다. 이는 공간지각 능력의 차이이자 언어 능력의 차이였던 것. 남자아이들은 시각에 집중했고 여자 아이들은 청각에 집중했던 것.

청각이 예민하지 못한 아들들. 이는 엄마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들의 원인이기도 했다. 삼 형제의 엄마 정화 씨 아들들은 엄마와의 약속을 금세 까먹었다. 이에 아들 정우는 "엄마가 한 이야기를 까먹었다. 엄마가 하는 이야기는 너무 작아서 잘 안 들린다"라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아들을 가진 엄마들은 아들을 키우면서 가장 힘든 점에 대해 "엄마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이 힘들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하지 마 하고 여러 번 말할 때는 아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엄마가 맨 마지막에 감정을 터뜨리면 그제야 받아들인다. 그런데 아들들은 그 전의 무수한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엄마가 나를 미워하나 보다. 나를 억압하려나 보다 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아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의 시작은 아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나와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딸로 태어난 엄마는 알 수 없는 아들을 이해하기 위해 엄마들은 전문가들과 엄마 수업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아들을 키울 때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놀이를 통해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또한 떼를 쓰는 아이에게는 함께 규칙을 정하고 지켜나가면 갈등이 줄어들 것이다. 아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집중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엄마들은 전문가를 통해 배운 방법을 직접 적용해보았다. 그러자 아들은 이전과 사뭇 다른 변화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솔루션을 통해 엄마들은 참고 견디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으로 아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이기 전에 여자, 아들이기 전에 남자. 그 차이를 인정하면 한 뼘 더 가까워질 것이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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