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홍콩…'인민해방군 10분 대기' 속 주말 시위 시작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이 홍콩 경계에서 10분 거리까지 전진 배치돼 사실상의 무력시위에 들어간 가운데 홍콩에서 다시 주말을 맞아 범죄인 인도법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지난 6월 이후 11주 연속 대규모 주말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 상황이 중국 지도부가 군을 홍콩에 투입하는 초강수를 둘 것인지를 결정하게 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명보 등에 따르면 오늘(17일) 홍콩 도심 공원인 차터가든에서 주최 측 추산 2만2천여 명의 교사가 모인 가운데 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교사협회 주최로 열린 이번 집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다음 세대를 지키자', '우리의 양심이 말하게 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차터가든에서 캐리 람 행정장관의 관저까지 행진했습니다.

펑와이와 교사협회 회장은 "저항 과정에서 체포되고 다친 이들 대부분이 학생들"이라며 "젊은이들과 학생은 우리의 미래이므로 우리가 나서 그들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전에 시작된 교사들의 집회는 오후까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내일 본 행사 격인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홍콩에서는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은 내일 오전 10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송환법에 반대하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홍콩 경찰은 폭력 시위가 우려된다며 빅토리아 공원 내 집회만 허용하고, 주최 측이 신청한 행진은 불허해 일부 시위대가 행진을 강행할 경우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홍콩의 일부 강경 시위대의 행동을 '테러리즘에 가까운 행위'로 비난하면서 사태가 지속할 경우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상태여서 11주째를 맞은 홍콩 시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