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취업자도 실업률도 최대? 어떻게 봐야하나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8.15 10:15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어제(14일) 7월 고용동향이 발표됐고 취업자가 1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다고 하는데, 또 반대로 실업률은 19년 만에 또 가장 높다고 하고 어떻게 해석하는 게 맞는 겁니까?

<기자>

너무 헷갈리죠. 뭐가 중요한 건지 간단하게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일단 일을 하거나 하겠다는 사람은 분명히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용직 근로자, 비교적 안정적으로 고용된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좋은 소식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일자리의 질이 여러 가지로 나빠지는 징후들이 보이고요.

특히 언뜻 긍정적으로 보이는 수치들은 노인 일자리에 다 집중된 게 눈에 확 띕니다. 하나씩 살펴보면요.

여기서 얼마 전에 고용지표 보는 법 한 번 소개해드린 적 있습니다. 20, 30, 40대 젊은 취업자 수가 수십만 명씩 줄어든다는데, 그걸로는 너무 놀라지 마시라 인구가 줄어드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말씀드렸죠.

금융연구원이 그러니까 앞으로 꼭 고용지표를 인구구조랑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던 부분입니다.

그런데 당시에 금융연구원이 같이 지적한 게 뭐냐 하면, 우리나라 같은 고령사회, 젊은이는 적고 노인은 늘어나는 사회는 고용률이 낮아지는 게 자연스러운 거니까 앞으로 그것도 감안하자고 했습니다.

고령층에 인구가 몰려있으면 평생 일하고 은퇴해서 이제는 일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지는 게 당연하니까요.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특이하게도 노인들이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앵커>

노인들이 고용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그럼 젊은 층의 상황은 좋지 않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겠네요?

<기자>

네. 일단 숫자만 봐도 그렇고요. 업종별 상황 같은 거랑 묶어서 살펴보면 그런 분석이 더 힘을 얻습니다.

15세부터 59세, 50대까지 1년 전보다 인구가 6만 4천 명 줄어들긴 했습니다. 그런데 취업자는 7만 7천 명 줄었습니다.

인구 줄어든 것보다 취업자 줄어든 정도가 더 크죠. 인구 대비 일하는 사람 고용률이 떨어진 겁니다.

반면에 60대 이상에서 인구도 54만 8천 명이나 늘었지만요, 취업자가 37만 7천 명이나 늘었습니다. 그 안에서도 65세 이상 더 고령자들의 고용률이 더 높습니다.

한 마디로 정년 나이대 직전까지에서 줄어든 취업자 수를 고령층에서 다 메꾸고도 더 늘어서 취업자가 29만 9천 명 늘었다는 지표가 나오는 겁니다.

20대, 40대, 고용률 낮아졌고요, 30대랑 50대는 높아지긴 했습니다. 그런데 둘 다 남자는 줄었습니다. 특히 50대에서 많이요.

여성 취업이 늘어서 30대, 50대가 플러스가 된 겁니다. 30대는 그렇다 치고 50대 여성들이 일하러 더 나오고 남성은 줄어드는 것은요.

남성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성들의 생계형 취업이 느는 걸로 분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고용률은 그렇고, 실업률도 7월로서는 19년 만에 최고다. 이렇게 나왔는데 이 부분도 좀 설명을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기자>

사실 그 숫자는 그 자체로서는 큰 의미는 없지만요. 이것은 일하는 고령층이 크게 늘어난 좀 특이한 상황을 다시 한번 강조해 주는 숫자입니다.

실업률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수가 기준이 됩니다. 인구 전체가 아니고요. 그래서 구직자가 많아지면 그냥 숫자상으로 실업률이 높아 보이는 경우도 생깁니다.

지금 60세 이상 실업률이 32%가 넘는데요, 이게 60세 이상 일자리가 심각하다는 얘기가 당연히 아닙니다. 은퇴 연령대인데 말 자체가 좀 이상해지죠.

전 같으면 실업률 계산에 아예 고려가 안 될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일을 했고, 또다시 일을 찾고 그래서 대거 노동시장에 숫자로 잡히다 보니까 60대에서 이렇게 큰 실업률이 찍히고 전체 실업률 수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물론 능력이나 건강이나 여러 면에서 일할 수 있는 고령층이 많아지는 것도 분명히 큰 요인이겠지만, 정부가 만든 재정 일자리를 포함해서 단기 고령층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겁니다.

실제 사회복지서비스업이랑 정부 지자체가 주선해서 60대 단기 일자리를 많이 늘린 도서관, 박물관 포함하는 예술·스포츠 관련업이 지난달에도 가장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직종입니다.

반면에 양질의 일자리 수를 가늠하는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달에도 9만 4천 개 줄었습니다. 경기를 가늠하는 도소매업도 8만 6천 개 줄었습니다. 제조업 부진한 여파가 반영된 걸로 봅니다.

금융업 일자리도 5만 6천 개 줄었는데, 비율로 보면 1년 전보다 가장 큰 비율로 꺾인 업종입니다.

자영업자도요, 누군가를 고용한 자영업자는 14만 명 가까이 줄었는데, 혼자 뭔가 한다는 1인 자영업은 11만 3천 명 늘었습니다.

직원 두기 어려운 자영업자가 많다는 거고요. 1인 자영업자는 좋은 말로 프리랜서가 는 걸 수도 있지만,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은 일자리가 늘어난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이 모든 상황들이 보이는 게 일자리 시간입니다.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줄었는데, 17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사람이 28만 명, 18%나 늘어서 사실상 늘어난 취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1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데 더 일하고 싶다는 사람이 12만 6천 명 늘어서 78만 명을 넘는 것도 단기 아르바이트 비슷한 일자리들이 늘어난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앵커>

나쁘게 보려고 해서만도 안 되겠지만, 취업자가 1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이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상황이군요.

<기자>

여러 가지 면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