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40도 견디다 쓰러져…KTX 운전 환경 엉망진창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19.08.14 07:52 수정 2019.08.14 08: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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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 속에 에어컨이 고장 난 운전실에서 KTX를 몰던 기관사가 운행 중 쓰러졌습니다. 객실 직원을 불러 몸을 주물러가며 가까스로 운행을 했는데, 승객 360여 명이 자칫하면 안전사고에 노출될 뻔했습니다.

장훈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3일 저녁 포항을 떠나 서울로 가던 KTX의 기관사 이 모 씨는 출발 한 시간 만에 얼굴과 손발에 마비 증상을 겪었습니다.

40도 가까운 고온의 운전 환경에서 장시간 시달린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사실 에어컨은 이미 오전부터 고장 난 상태였는데, 기관사는 대전역에 도착해 더는 못 버티고 쓰러졌습니다.

[이 모 씨/KTX 기관사 : 고속이니까 문 열기도 그렇죠. 열차 팀장님이 와서 같이 몸 떨리고 그러니까 주무르면서…. 터널 내에 세울 수도 없고 차는 운행을 해야 하니까, 내가 죽어도.]

속도 조절과 제동 등 운행을 책임지기 때문에, 쾌적한 운전 환경이 중요한데도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KTX 기관사 : (승객 쪽은) 우선적으로 고치는 거고, 운전실은 고쳐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면 차를 내보내는 거고요. 중요성을 (운전실은) 안 두는 거죠. 표는 팔았으니까.]

비상상황에 대처할 인력도 부족합니다

기관사에 이상이 생겨도 도울 사람이 열차 팀장과 승무원뿐입니다.

[박흥수/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연구위원 : (열차 팀장은) 승객 안전을 책임져야 할 분이 (이번 사고처럼) 기관사에 이상이 생겨서 그걸 조치하고 갔다는 것은 그만큼 승객 안전에 공백이 생겼다는 것이고요.]

코레일은 정비 차량 기지 부족으로 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며 외주 정비업체 등 인력을 보강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