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집사' 김백준, 특활비 상납 관여 2심서도 처벌 면해

김기태 기자 KKT@sbs.co.kr

작성 2019.08.13 15:34 수정 2019.08.13 17:1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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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심에서도 처벌을 면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3부는 오늘 김 전 기획관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방조 혐의는 무죄로, 국고손실 방조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로 각각 판단한 1심 판결을 유지하고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준비한 총 4억원의 특활비를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장들에게 받은 특활비가 직무와 관련 있다거나 대가성 있는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뇌물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검찰이 김백준 전 기획관에게 적용한 다른 혐의인 특가법상 국고손실 방조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봤습니다.

국고손실죄로 가중 처벌을 받으려면 '회계 관계 직원'이라는 신분이 인정돼야 하는데, 김 전 기획관은 이런 신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가중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울러 김 전 기획관이 국정원의 자금을 보관하는 업무상의 지위에 있던 것도 아니므로, 업무상 횡령죄가 아닌 단순 횡령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재판부는 설명했습니다.

상대적으로 형량이 적은 단순 횡령죄를 적용할 경우 김 전 기획관의 범죄는 공소시효 7년이 적용됩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2008∼2010년 저질러진 김 전 기획관의 횡령 범죄 혐의는 공소시효가 끝난 것으로 보고 면소 처분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재판부는 국정원장이 회계 관계 직원인지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놨는데 이 부분은 국정원 특활비 상납과 관련된 사건을 맡은 하급심마다 판단이 엇갈리는 쟁점입니다.

재판부는 "특정한 예산과 관련된 수입·지출 행위의 구체적·개별적 회계 사무를 하는 자로 (회계 관계 직원을)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정원장까지 회계 관계 직원이라고 넓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집니다.

앞서 두 차례 선고기일에 불출석하고,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도 여러 차례 나타나지 않은 김 전 기획관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나왔습니다.

재판부가 재판에 계속 불출석한 이유를 묻자, 김 전 기획관은 "건강이 안 좋아서 멀리 가서 요양 좀 하고 오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 시간이 걸렸다"고 또박또박 답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