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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탓"…뇌병변 학생위한 전국 첫 '병원학교' 폐교

"경영난 탓"…뇌병변 학생위한 전국 첫 '병원학교' 폐교
1년 전 뇌 병변 등 중도 중복장애 학생을 위해 경기도 화성시에 문을 연 전국 첫 병원학교가 경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병원학교의 갑작스러운 폐교로 치료를 받으며 공부를 이어왔던 장애 학생들은 하루아침에 다니던 학교를 잃는 신세가 됐습니다.

13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달 1일 화성시 브론코기념병원 병원학교(현재 화성제일병원)가 폐교했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는 이전 주인 7월 말께 통보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에는 특수교사 2명이 유치원 1학급 4명과 초등학교 1학급 4명을 도맡아 가르쳤습니다.

수업으로 낙서하기, 종이접기, 풀칠하기 등이 이뤄졌습니다.

하루 한 시간 이상 진행되는 수업에 참여하면 출석이 인정됐습니다.

사람들과 대화가 안 되고 스스로 앉아있기 힘들 정도로 장애가 심한 김희운(12)군은 이 병원학교가 생애 첫 학교였습니다.

김 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수업을 받는 동안 웃는 등 소리를 내지르는데 이는 '엄청 좋다'는 표현이었다"며 "이곳에서 중등 과정까지 마치면 좋았겠지만, 하루아침에 학교가 사라져 암담하기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군은 현재 병원 치료에만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병원학교는 당시 브론코기념병원 원장이었던 노수진 재활의학과 의사와 병원 법인 관계자들의 제안으로 이뤄졌습니다.

병원학교가 개교한 지난해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병원에 근무했다는 노 씨는 "발달장애 학생들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인데,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학습권을 박탈당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수업을 받으며 좋아했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병원학교가 없어진 점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화성 브론코기념병원은 지난해 11월 화성제일병원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법인 이사장도 변경됐습니다.

화성제일병원은 병원 재구조화로 재활과를 없애기로 결정하고 경영난을 이유로 병원학교를 폐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뇌병변장애를 앓는 학생들은 적기에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학교와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면 어려움이 많다"며 "민간 병원인 제일병원의 병원학교 운영을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중증장애 학생들을 수용 가능한 도내 다른 병원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화성시 병원학교가 폐교되며 도내에서 중도 중복장애 학생들을 위해 운영 중인 병원학교는 파주시 시티요양병원 한 곳입니다.

올해 3월 개원한 이곳에는 학생 5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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