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무엇이 달라지나?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8.13 09:51 수정 2019.08.13 15:4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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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어제(12일) 발표된 민간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자세한 내용부터 좀 풀어주시죠.

<기자>

네.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안은 세 가지가 크게 핵심입니다. 같이 보시면 첫 번째, 지금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에 짓는 아파트들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서울은 전부, 그리고 과천, 광명, 분당, 하남, 세종시랑 대구 수성구까지 31곳에 짓는 아파트들이 해당될 수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재건축과 재개발 단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을 바꿨습니다. 입주자 모집 승인을 처음 신청하는 날이 기준이 됩니다.

지금 이미 이주하고 있거나, 철거하고 있거나, 새 아파트를 짓고 있는 재건축 단지들도 모두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전매제한, 분양받은 집을 팔지 못하는 시기가 상당히 길어집니다. 최장 10년입니다. 분양을 받았는데 분양가가 주변 집값의 80%보다도 싸다, 주변 시세는 10억 원 정도인데, 8억 미만에 분양받았다, 그러면 10년 동안 팔 수 없고 8억에서 9억 원 정도면 8년 동안 팔 수 없게 하는 안입니다.

이 제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재건축, 재개발 단지가 지금 서울에서만 7만 2천 가구, 76개 단지가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분양가를 정조준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죠?

<기자>

네. 지난 1년 동안 서울의 새 아파트들 분양가 상승률이 일반적인 집값 상승률보다 3.7배가 높았다는 겁니다. 20% 넘게 올랐다는 겁니다.

강력하다고 했던 9·13 대책 이후에도 최근에 다시 집값이 들썩이는데, 이런 분위기를 주도한 게 재건축 분양단지들이라고 정부는 본 거죠.

국토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서울 집값 상승률이 연간 1.1% 포인트 낮아질 거라는 연구 결과도 내놨습니다.

사실 당장 적용대상이 될 수 있는 서울의 재건축 단지들은 반대 목소리가 높습니다. 분양가가 낮아져서 조합원이 아닌 사람들, 일반분양을 받는 사람들의 부담이 적어지면, 그만큼 새 아파트를 짓고 입주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중에 조합원들이 내야 하는 몫, 분담금이 커지죠. 그래서 어제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당장 1억 원 정도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힌 단지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체 주택시장을 위해서는 서울의 새 아파트 분양가를 잡는 게 집값 안정에 긴요한 상황이다, 그러려면 분양가 상한제가 주효할 거라고 국토부는 판단한 걸로 보이고 실제로 단기적으로는 집값 오름세가 주춤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박원갑/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오름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시장도 점차 '숨 고르기' 양상 가능성이 커 보이고요. 재건축·재개발이 사실상 많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수요가 일반 아파트 쪽으로 다소 이동할 가능성이 있지만,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거래량이 많이 늘기는 어려울 걸로 예상됩니다.]

<앵커>

단기적으로는 이런데 장기적으로는 어떨 것 같습니까? 재건축이 원활하지 않을 테고, 그러면 공급량이 결국에는 줄어서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오르는 요인이 될 거다, 이런 얘기도 있잖아요?

<기자>

과거의 경우에서 좀 배워볼 수가 있겠는데, 집값이 급등하면서 2007년 9월부터 실시한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해제된 게 2015년이었습니다.

그전에 2010년에서 14년 사이 거의 5년 동안은 지금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전국 집값은 올랐지만 서울이랑 강남은 대체로 하락, 정체였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8년을 했는데 오르지 않았어요.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 집값이 계속 이렇게 정체될 거라는 관측이 오래갔습니다.

크게 두 가지입니다. 분양가 상한제만으로 이렇게 됐다기보다는 분양가 상한제도 작용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문에 한동안 경기가 침체된 영향도 컸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당시 정부가 보금자리 주택으로 공급량을 늘렸죠. 또 공공기관과 공사들의 '지방 이전'이 이어진 시기였던 것도 영향이 있었던 걸로 봅니다.

다시 말해서 여러 가지 조합이 함께 작용한 거다. 특히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을 조성하고, 공급을 적절히 같이해야 집값 안정을 이룰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지금 정부도 수도권 30만 호 공급 계획이 같이 있습니다. 이걸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내느냐가 관건이겠죠.

그런데 한 가지, 정부가 어제 분양가 상한제 발표는 했는데, 적용 대상과 시기는 앞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위원회에서 결정한다고 터놨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실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는 관계 부처 간에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고 또 얘기를 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당장 큰 영향을 받을 사람이 많은 정책입니다. 이걸 공개적으로 발표하면서 또 이런 불확실성을 몇 달씩 두는 건 글쎄요, 분양가 상한제를 하자, 하지 말자를 떠나서 이 정도 영향력이 있는 제도는 시장에 알려줄 때 좀 정확한 기준을 알려주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어떤 방향으로 가든 "우리 집은 어떻게 되는 거지?"를 명확히 모르는 국민들이 있는 상태로 시간이 더 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좀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