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택지도 '분양가 상한제'…전매 제한 최장 10년

SBS 뉴스

작성 2019.08.13 11: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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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다시 꿈틀대는 집값을 잡기 위해 공공택지에만 적용하던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 아파트에까지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두 달 뒤, 오는 10월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다만 실제로 적용할 구체적인 지역과 시기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화강윤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민간 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바꾸기로 했습니다.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 성남시 분당구, 세종시 등 전국 31곳의 투기과열지구가 상한제의 사정권에 들게 됐습니다.

[이문기/국토부 주택토지실장 : 분양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시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원활히 하고 주택시장의 안정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도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해 처음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한 날로 바꿨습니다.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와 철거를 진행 중인 단지라도 상한제가 적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만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76개 단지, 7만 2천여 가구가 상한제 영향권에 들게 됐습니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시세 대비 20~30%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토연구원은 높은 분양가가 집값 인상을 견인하는 효과가 사라지면 집값 상승률이 연간 1.1%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는데, 정부는 해당 주택의 전매 제한 기간을 늘려 차단에 나섭니다.

현재 3~4년이던 것이 5~10년으로 대폭 늘어납니다.

이런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10월 초 시행될 예정입니다.

다만 상한제를 실제 적용할 구체적인 지역과 시기에 대해서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기로 해, 속도 조절의 여지는 남겨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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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높은 분양가가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 정부의 취지입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이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는 집값이 오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예전 사례를 통해 한승구 기자가 어떤 말이 맞는지 따져 봤습니다.

<기자>

민간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입니다.

그전까지는 전국에서 1년에 평균 40만 가구가 인허가를 받았지만, 이 기간에는 절반 조금 넘는 20~30만 가구 수준으로 공급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상한제 때문에 공급 준다는 게 얼핏 보기에는 맞는 말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금융위기라는 또 다른 요인이 있었습니다.

주택 수요, 투자 여력, 심리,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주택 공급이 줄어든 것인데 일부에서는 이게 다 상한제 때문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 당시 서울에서는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나오면서 2010년부터 공급량이 회복되기도 했습니다.

상한제가 실시된 2008년에서 2013년까지 서울 집값은 5.31% 올랐는데, 상한제가 적용됐던 아파트 가격은 1.32% 내렸습니다.

공급은 정부 의지가 중요하고, 분양가 상한제가 아파트 가격 안정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는 게 나타난 셈입니다.

재건축 아파트는 실수요보다는 투자, 투기 목적의 매매가 많고, 그 근본 원인에 높은 분양가가 있기 때문에 이번 분양가 상한제 카드가 나왔습니다.

재건축 단지가 주도하는 상승장은 용납할 수 없다, 재건축 단지에 직접 타격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제 관심사는 2022년까지 전국에 10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입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장기적으로 집값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강력한 대출 규제가 여전하고, 글로벌 경기와 우리 경제도 불안한 상황이어서 집값이 더 오를 수 있을지는 신중히 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