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APA호텔 가보니…귀 닫고 '애국 숙박' 돈벌이

유성재 기자 venia@sbs.co.kr

작성 2019.08.12 20:39 수정 2019.08.12 22: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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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막말과 억지 주장을 늘어놓는 일본 회사가 또 있습니다. 일본 가봤던 분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APA라는 호텔입니다. 일본에만 353개, 외국에도 38개 호텔 체인이 있는 큰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 호텔에서 역사를 왜곡한, 그러니까 억지 주장이 담긴 책을 방마다 놔둔 것이 몇 해 전에 문제가 됐었는데 저희 취재진이 다시 찾아가 봤더니 지금도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이 내용 취재한 유성재 특파원 리포트 보시고 바로 도쿄 연결해보겠습니다.

<기자>

일본의 APA 호텔은 교통이 편리한 곳에 주로 위치해 출장 나온 직장인들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호텔 체인입니다. 도쿄에도 67개가 영업 중인데 그중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방 한가운데 잘 보이는 곳에 비치된 책 두 권. 후지 세이지라는 일본인이 쓴 일종의 역사 평론이 담겨 있습니다.

1910년 한일 강제 병합은 한국 내에서도 찬성파가 다수였고 이후 일본이 거액의 인프라 투자를 해줬고 위안부는 자발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나선 것이지 강제로 끌려간 성노예가 아니라는 둥 얼토당토않은 주장들로 가득합니다.

난징 대학살과 관련해서는 당시 일본군이 민간인을 포함해 비전투원은 한 명도 죽이지 않았고 무장한 게릴라들을 어쩔 수 없이 처형한 것이 전부라는 망언을 실어 놓았습니다.

올해 들어 급격히 악화한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한국 내부의 정치적 목적으로 일본을 계속 비난하고 있다며 빨리 정신을 차리라고 훈계합니다.

책을 쓴 후지 세이지는 APA호텔 그룹의 대표, 모토야 도시오의 필명입니다.

[아파 호텔 직원 : 이 호텔의 대표 본인과 사장(부인)이 쓴 책을 방에 비치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는 거대 호텔 체인의 대표가 본인의 비뚤어진 역사관을 투숙객들에게 광고하고 있는 셈입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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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성재 특파원, 이 호텔 2년 반 전에도 문제가 있다고 저희가 보도해드린 적이 있는데, 다시 가봤는데 변한 것이 전혀 없다는 거죠?

<기자>

네, 조금 전에 보신 난징 대학살에 대한 기술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비판이 상당히 거셌고요, 저희도 당시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엉터리 주장을 취재해서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오늘(12일) 가보니 그때 이후 한국과 중국인 관광객의 숙박은 좀 줄었지만, 극우 일본인들의 이른바 '애국 숙박'이 늘면서 사세가 확장됐다고 써 있었습니다.

비뚤어진 역사관을 반성하기는커녕 거센 항의와 비난에 귀를 닫고 오히려 극우 사관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호텔 체인의 대표인 모토야는 쇼헤이주쿠라는 모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강연단체인데, 매달 극우 정치인과 언론인들을 모아서 극우적 역사관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이 모임의 홈페이지에도 이런 왜곡된 역사관이 그대로 반영돼 있습니다.

<앵커>

APA 호텔 이름 잘 기억해야겠습니다. 한 가지 더 알아보죠, 우리 정부가 일본을 수출심사 우대국가 명단, 화이트리스트에서 뺐다고 앞서 전해드렸는데, 거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응 나온 것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내일쯤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 사토 마사히사 외무성 부대신은 2시간 전쯤 트위터에 "이번 조치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대항 조치라면 세계무역기구 규정 위반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속보를 내보내며 관련 소식을 전했는데요, 보수 성향의 언론들은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대항 조치로 보인다는 분석을 전했고 한일 대립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현장진행 : 한철민,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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