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배 불법성 인정 않는 아베 정부 비판 '봇물'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작성 2019.08.10 22: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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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야스쿠니와 식민지 책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있는 '야스쿠니 반대 도쿄 촛불행동'

민족문제연구소와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추진협의회, 촛불 행동 일본실행위원회 등 한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야스쿠니 반대 도쿄 촛불행동'이 8.15 광복절을 닷새 앞두고 도쿄 재일본 한국YMCA에서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심포지엄에서 일본 지식인들과 한국의 시민운동가들은 일제의 한반도 식민지배와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 등을 살펴보고 해법을 강구하는 데 머리를 맞댔습니다.

특히 참석자들은 지금 한일 관계에서 최대 문제는 아베 정부가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데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교수는 식민지주의의 중단이란 발제를 통해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을 근거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부인하는 아베 정부의 성격을 후기 식민주의로 규정했습니다.

다카하시 교수는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일제 침략 전쟁을 인정하지 않는 행보를 보이는 아베 정부는 후기 식민주의적 체제의 반복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로 부각된 것이 바로 한국 문제에 대한 아베 정부의 인식이라며 아베 정부는 한국의 식민지배를 사실상 정당화하고자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아베 총리는 전후 70년 담화나 위안부 한일 합의에서도 식민지 지배라는 표현을 포함하지 않았다며 이는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일본 정부 인식으로 후퇴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다카하시 교수는 식민지배에 대한 개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것이 종래의 일본 정부 의견이었다며, 개인청구권에 대한 해석을 변경하는 것은 국제법상이나 국제노동기구 조약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제동원 진상규명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역사연구가인 다케우치 야스히토 씨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의 손해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전쟁피해자의 존엄을 회복하고 시민의 정의를 실현한 판결이기도 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일제의 강제동원 실태를 설명하면서 인권유린은 물론이고 재판 없이 총살당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사례는 징용이 단지 기업과의 고용 관계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불법성을 강조했습니다.

다케우치 씨는 강제동원 문제의 포괄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 사법재판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고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한일 공동의 재단·배상기금 설립안도 제시했습니다.

일본제철 강제동원 소송 원고 측 대리인인 김세은 변호사는 심포지엄에 참석한 270여 명의 일본인 방청객들을 상대로 대법원판결의 의의를 설명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김 변호사는 야스쿠니, 위안부, 강제동원 등에 공통된 것은 국가의 행위로 고통받는 개인이 있다는 점이라며 인권 문제로 고통받는 개인들에게 눈길을 주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고 하는데, 지금 목소리를 내는 쪽은 한국 정부가 아니라 과거에 고통받고 지금은 늙은 사람들이라며 국가 간 약속 때문에 피해자 개인이 어떤 주장도 못 하는 게 옳은 일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대법원판결은 일본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해결 못 한 것을 제대로 얘기해 해결의 기회로 삼자는 것이라고 이해를 호소했습니다.

심포지엄에 참가한 한일 방청객들은 오후 7시부터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란 주제로 1.5㎞가량 떨어진 야스쿠니신사까지 행진을 벌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