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트럼프에 발끈…"우리는 주권국, 허락은 필요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미국 갈등 상황에서 핵 합의의 유지와 긴장완화를 위한 중재에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비난하자 프랑스 정부가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9일(현지시간) 장이브 르드리앙 장관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란 문제에 대해 프랑스는 전적으로 주권국임을 밝힌다"면서 "프랑스는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 긴장 완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른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르드리앙 장관은 "프랑스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당사국들과 마찬가지로 핵 합의를 준수하며 이란에도 의무 준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긴장고조 상황에서는 대화 조건을 찾기 위한 정치적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파트너, 특히 유럽 국가들과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에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르드리앙 장관은 또 "갈등 상황이 위험한 대치국면으로 치닫게 하지 않으려면 모든 노력이 합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서방국들이 참여한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이란도 보복 조치로 핵합의에 명시된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필요한 긴장 고조와 갈등유발 발언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트위터에서 "이란은 필사적으로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를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엇갈린 신호(mixed signals)를 받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특히 "나는 에마뉘엘이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선의를 가진 것을 알지만 미국 자신 외에 미국을 대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프랑스의 이란 핵합의 유지를 위한 움직임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앞서 지난 6일 중동전문 온라인매체 알 모니터는 마크롱이 이란과 미국 정상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이달 말 프랑스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 초청했다고 보도했지만, 프랑스의 외교소식통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