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파기' 카드에 숨은 의미들…우리의 선택은?

이성훈 기자 sunghoon@sbs.co.kr

작성 2019.08.09 23:17 수정 2019.08.10 11:2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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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우리 정부도 여러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지소미아 파기'도 일본 정부에 맞대응할 카드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오는 24일(협정 만료 90일 전)까지는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지소미아 파기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요? 정치권은 물론이고 학계와 국민 여론도 찬반 의견이 팽팽합니다. 일본을 압박해야 한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지소미아 파기가 불러올 득실 계산법이 서로 달라서인데요. 지소미아 파기에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지, 찬반 주장의 논거는 각각 무엇인지 비디오머그가 알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 지소미아(GSOMIA)란?

지소미아는 두 나라가 서로의 군사 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을 뜻합니다. 보통 서로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나라들끼리 이 협정을 체결하는데요. 우니나라와 일본은 2016년 11월 23일 속전속결로 지소미아를 체결했습니다. 당시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이 드러나 촛불집회가 열리던 시기였습니다.

지소미아는 유효기간이 딱 '1년'입니다. 협정 만료 90일 전에 어느 쪽이라도 그만두겠다고 하면 파기됩니다. 만일 아무도 파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1년 연장됩니다.

● 한국과 일본은 어떤 군사정보를 주고받나?

우리가 일본에 공유하는 군사정보는 2급, 3급 비밀입니다. 반대로 일본은 우리에게 극비·특정 비밀과 HI급 비밀을 건네주는데요. 표현은 다르지만 같은 급의 정보를 주고받는 게 원칙입니다. 우리나라는 백두·금강 정찰기로 수집한 감청·영상 정보나 북·중 접경 지역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일본에 넘겨줍니다. 일본은 우리에게 없는 정찰위성이나 우리보다 성능이 좋은 이지스함, 고성능 레이더 등을 통해 확보한 북한 잠수함과 미사일 기지, SLBM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물론 무조건 정보를 맞바꾸는 건 아닙니다. 양국이 서로 동의를 해야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데요. 지난 2016년 이후 지금까지 군사정보 25건 이상을 공유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로도 양국은 정보를 주고받았고, 수출 규제 조치 이후에도 정보가 오간 것으로 파악됩니다.

● 연장이냐 파기냐, 그것이 문제로다

파기에 찬성하는 진영은 일본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 마디로 지소미아가 일본의 '급소'라는 주장입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공포감이 있는 일본 입장에서는 우리나라만이 확보할 수 있는 대북 정보가 꽤 소중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지소미아 파기가 일본의 책임이라는 프레임을 잘 짜면, 미국의 중재 역할도 촉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하는 진영은 군사정보 교류가 막혀도 일본이 받을 타격은 별로 없다는 입장입니다. 만일 지소미아를 파기하면 일본의 덫에 걸려 우리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미일 관계를 깬 책임을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고, 미국이 우리보다 일본을 더 신뢰하게 됨으로써 한미 양국 사이가 벌어질 거라는 주장입니다.

● 그래서 우리의 선택은?

지소미아 당사자는 우리나라와 일본이지만 협정 체결 과정에서 미국의 입김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북한의 핵 위협과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억제하려면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이 필수적이니까요. 그래서 지소미아 문제도 '한미일 관계를 깨뜨리는 진범이 누구냐'하는 책임론을 둘러싼 프레임 전쟁이 중요합니다. 일본이 이 관계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안과 연결할 수 있다면 지소미아 파기는 좋은 카드가 될 것이고, 그게 어렵다면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겁니다.

이밖에 지소미아를 연장하되 군사정보 공유를 거부함으로써 일본을 압박하자는 의견도 있고, 협정 내용 자체에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선택의 공을 일본에 넘기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모두 고려해봄직한 의견입니다. 한일 관계가 크게 훼손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계산기를 잘 두드려 묘안을 찾아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