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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탐바예프 전 키르기스 대통령 결국 체포…"2차검거작전에 항복"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에서 부패 혐의를 받는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전(前)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결국 보안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특수부대원들을 투입해 아탐바예프 체포를 시도했다 지지자들의 격렬한 저항에 밀려 퇴각했던 보안당국은 이날 다시 체포 작전을 펼쳐 그를 연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탐바예프는 수도 비슈케크에서 약 20km 떨어진 코이-타슈 마을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 머물다 체포됐다.

보도에 따르면 아탐바예프 진영 관계자는 이날 오후(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전 대통령이 보안당국 요원들에 항복했으며 그가 자택에서 끌려나갔다"고 전했다.

리아노보스티와 인테르팍스 통신도 아탐바예프가 당국에 항복하면서 체포됐다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보안당국 소속 특수부대는 코이-타슈에 있는 아탐바예프의 저택을 전날에 이어 또다시 급습하면서 체포 작전에 나섰다.

수백명의 경찰과 특수부대원들이 고무탄을 쏘고 섬광탄을 발사하며 저택을 공격한 뒤 내부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부대 차량이 아탐바예프 자택의 대문을 부쉈고 인근에선 총격 소리가 들렸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약 400명의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은 몽둥이를 휘두르고 돌을 던지며 저항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체포 작전이 진행되던 도중 아탐바예프 지지자 수천 명이 다른 지역에서 코이-타슈 마을로 몰려들었으며 그 중 약 500여명이 마을을 에워싼 특수부대원들의 포위망을 뚫고 전 대통령 저택으로 향했지만 이미 아탐바예프는 체포된 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전날 저녁 키르기스 보안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 산하 특수부대원들이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코이-타슈 마을의 저택을 급습했으나 체포에 실패했다.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은 저택으로 진입하려는 부대원들을 몽둥이와 몸으로 막으며 저지했고 뒤이어 추가로 몰려든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증원된 보안부대원들 간에 교전이 벌어졌다.

양측의 충돌로 약 80명이 부상했으며 그 가운데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이 쏜 총탄에 맞아 부상했던 특수부대원 1명이 수술 도중 사망했다고 국가보안위원회는 밝혔다.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키르기스 대통령은 1차 체포 작전 시도 이튿날인 8일 오전 개최한 긴급 안보회의에서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이 당국의 체포에 무력으로 저항한 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관계 당국에 법질서 유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아탐바예프 체포 시도를 계속하라는 지시였다.

이에 앞서 체포를 피한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이 소유한 TV 채널 '아프렐'(4월)을 통해 공개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호소문에서 특수부대의 무력 체포 작전을 비난하면서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촉구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당국이 아탐바예프를 강제 연행하려 한 것은 그가 지난 2013년 발생한 범죄조직 두목 불법 석방 사건과 관련한 수사당국의 증인 출석 요구를 세 차례나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탐바예프는 범죄조직 두목 불법 석방 사건 개입 외에 수도 비슈케크 열병합발전소 현대화 사업 관련 부정, 불법 토지 획득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현지 수사당국은 밝혔다.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키르기스스탄 의회는 앞서 지난 6월 27일 아탐바예프의 면책특권과 전직 대통령 직위를 박탈하기로 결의했다.

아탐바예프는 지난 2011~2017년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스스로 물러나면서 제엔베코프를 대선 후보로 추천했고 뒤이어 2017년 10월 치러진 대선에서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당선시켰다.

하지만 이후 정부 구성 문제 등에서 두 지도자 간에 불화가 생겼고 제엔베코프는 2018년 4월 초부터 보안 부처와 검찰 등에서 아탐바예프의 측근들을 몰아내는 등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날 당국의 아탐바예프 전 대통령 체포로 그를 지지하는 세력과 현 정권 세력 간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한동안 정국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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