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냄새" 염산 누출 신고 9시간 뒤에야 대피시켰다

<앵커>

오늘(8일) 새벽 시화공단의 한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새어 나왔습니다. 버려진 공장에 방치됐던 염산이 누출된 겁니다. 눈을 뜨기 힘들 정도였다는데, 사고 처리를 놓고 주민들 불만이 컸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방제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들이 공장 밖으로 걸어 나옵니다.

환경청 직원들은 방호복을 입은 채 주변을 돌며 공기 오염 농도를 확인합니다.

오늘 새벽 1시쯤 경기도 시흥 시화공단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2년 전 문 닫은 반도체 부품 공장 보관 탱크 안에 있던 염산 400ℓ 중 일부가 누출된 겁니다.

누출 사고가 일어난 현장입니다.

지금 제 뒤로는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방제작업이 한창입니다.

지금 눈을 제대로 뜨기도 어렵고 역한 냄새도 제 코를 찌르고 있습니다.

염소가스 농도가 치사량인 50ppm에 미치지는 않았지만, 36ppm까지 치솟았습니다.

구토나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건 물론, 장기간 노출 시 치명적일 수 있는 농도입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9시간이 지난 오전 10시쯤에야 공장 반경 50m 안 주민을 대피시켰습니다.

[홍성일/근처 공장 대표 : 유독가스가 너무 많이 차서 빨리 와보라고… 여기 목에 발진 난 것 보세요. 어제부터 냄새가 났었는데….]

환경청과 시흥시는 해당 지역이 공단이라 새벽 시간 주민이 많지 않았고 누출량이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오늘 밤 안으로 방제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은 사고 업체가 화학물 취급 사업장으로 등록돼 있지 않았던 사실을 확인하고 화학물 불법 취급과 관리 소홀 등 문제가 있는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