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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마구 잡아먹는 '등검은말벌'…양봉농가 피해 극심

<앵커>

중국에서 유입된 등검은말벌은 벌통을 습격하고 꿀벌을 마구 잡아먹어 양봉 농가에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꿀 생산량은 30%나 줄었고 특수채집 장비를 동원해도 박멸이 어려워 양봉업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박영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칠곡의 한 양봉 농가, 때아닌 배드민턴 라켓이 등장했습니다.

닥치는 대로 벌통을 습격하는 등검은말벌을 라켓으로 잡는 것인데 온종일 출몰하는 녀석들 때문에 양봉 농민은 쉴 틈이 없습니다.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는 등검은말벌을 유인해 잡기 위해 트랩까지 설치했는데 불과 몇 시간 만에 10마리가 넘는 등검은말벌이 잡힐 정도입니다.

[이상열/양봉 농민 : (등검은말벌) 한 마리가 잡아가는 (꿀벌) 수가 15~20마리입니다. 적게 잡아서 15마리만 잡아가도 (등검은말벌) 10마리가 오면 (꿀벌) 150마리를 잡아가는 겁니다. 새벽 5시~9시까지는 다른 일은 하나도 못 하고 계속 말벌만 잡습니다.]

꿀벌 사냥꾼으로 불리는 등검은말벌은 양봉 농가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주된 먹이로 꿀벌을 잡아먹기 때문에 꿀벌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꿀을 만드는 벌집 생성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지난 2003년 국내 첫 발견된 이후 이미 서식지가 전국으로 확산됐는데 양봉 농가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피해가 확산되자 환경부도 최근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하고 퇴치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완전 박멸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송동희/경북 칠곡군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과장 : 35% 이상의 꿀 (생산량을) 감소시키니까 우리 양봉 농가에 많은 피해를 주는 거죠.]

독성이 매우 강한 등검은말벌은 벌 쏘임 사고의 주범일 정도로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는데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과학적인 조사와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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