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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아들 시위 현장 데려간 러시아 부부 양육권 박탈 위기

한 살 아들 시위 현장 데려간 러시아 부부 양육권 박탈 위기
▲ 러시아 공정선거 시위 진압 경찰 앞서 사진 찍는 여성과 어린이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공정선거 촉구 시위에 어린 자녀를 데려간 부모가 양육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모스크바 검찰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성명서에서 "프로카조프 부부는 제삼자에게 자녀를 맡겨 아이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이에 따라 "법원에 양육권 박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스스로 돌볼 수 없는 상태에 있는 어린 자녀를 집회 도중 타인에게 맡겼다"며 이는 "부모의 양육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또 지난달 27일과 지난 3일 시위에 어린 자녀들을 데려온 부모나, 미성년 자녀들에게 시위 참여를 독려한 부모들도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프로카조프 부부는 시위 당시 우연히 인근을 지나고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편 드미트리 프로카조프는 시위대 가운데서 자신의 친한 친구이자 아내의 사촌인 세르게이 포민을 발견했고, 그에게 함께 집으로 가자고 권유했습니다.

그러던 도중 잠시 1살짜리 아들을 포민에게 안고 있도록 건네준 것이 전부라는 게 프로카조프의 주장입니다.

그는 "당시 조금도 잘못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포민은 앞서 불법으로 규정된 시위에 참여했으며, 다른 이의 자녀를 이용해 경찰의 포위망을 벗어난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의 이런 조치에 정부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어린이 인권 감찰관 예브게니 부니모비치는 "어떤 정치적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이용한 협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검찰을 비판했습니다.

러시아 인권 사무소 미하일 페도토브 소장도 검찰의 주장은 아이를 돌보는 유모나 조부모 등 제삼자와 관련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러시아에서는 선거 당국이 다음 달 8일 열리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데 반발해 지난달 20일부터 매 주말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항의 집회에는 2만 2천 명이 참가해 공정선거를 촉구했으며, 같은달 27일 시위에도 약 3천500명이 참가해 그 가운데 1천400명 이상이 체포됐습니다.

(사진=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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