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관세 장전 뒤 "중국은 환율조작국", 韓 영향은?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8.07 10:22 수정 2019.08.09 13: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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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권 기자, 어제(6일) 아침에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 얘기를 했었는데, 마치 예견을 한 것처럼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을 했네요.

<기자>

그렇게 됐습니다. 어제 저희가 여기서 그런 얘기를 한 직후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조치를 발표를 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한마디로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접어든다는 신호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된 것이냐면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을 한다는 건 둘 다 이중 무역 전쟁에 대해서 장기전을 각오했다는 뜻입니다. 장기전이 되려면 전열을 정비해야 하는데, 그런 조치를 한 것입니다.

어제 세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고 오늘도 지금 전반적으로 미국, 유럽 증시가 시들시들한 게 이런 신호를 받은 충격 때문입니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발표 이후에 중국이 어느 정도는 수그리는 느낌의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는데도 잘 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2년째 미중 무역 전쟁이 야금야금 확전하면서 세계 교역 규모 자체가 축소되고 있으니까 투자자들이 불안한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 전쟁이 길어지면 가장 타격을 입을 나라 중의 하나로 꼽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 투자하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들도 이 분위기에서는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즉, 그렇게까지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WTO는 앞으로 이게 3년을 가면 한국의 수출은 22%, GDP는 3.3%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듣기만 해도 좀 아찔한 숫자들입니다.

<앵커>

지금 환율을 가지고 미국과 중국이 이렇게 붙은 게 무역전쟁 한번 제대로 해보자,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전쟁의 총알은 관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전에 없던 관세, 세금을 붙여서 미국에서 중국 물건이 비싸지는 효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전에는 값싼 중국산을 살 수 있었던 미국인 소비자나 기업도 물론 손해를 보지만 일단 아직은 더 수출해야 하는 경제인 중국이 미국에서 돈을 버는 데 타격을 받습니다.

그런데 중국 돈 가치가 떨어지면 미국이 중국 제품에 붙인 관세 의미가 희석됩니다. 어제까지 1달러로 6위안어치밖에 못 샀는데 오늘부터는 7위안어치를 살 수 있다고 하면 관세를 1위안 붙인다고 해도 미국인 입장에서 어제랑 가격이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총알이 멈추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좀 당연한 일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는 하지만 아직 기본적으로 나라가 환율을 정해서 고시하는 체제입니다.

그래서 좀 힘들어도 미국이 그걸 문제 삼을까 봐 무역 전쟁 2년째인데, 위안화 가치를 일정한 수준에서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그냥 자기네 돈 가치가 떨어지게 두기 시작한 것입니다.

무역전쟁이 길어지는 걸 각오하겠다 그러려면 돈 가치가 떨어지는 데서 오는 몇몇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이제는 이걸 낮춰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중국 환율조작국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이 얘기는 안 봐주겠다, 미국의 공격은 계속된다는 뜻입니다. 안 그래도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를 조금 더 싸게 만들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한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이걸 굉장히 명백하게 이야기해 왔습니다.

사실 미국은 세계 제일 대국이고 달러는 세계 거래의 기본이 되는 돈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아주 극단적으로 말하면 돈이 없을 것 같으면 돈을 더 찍으면 되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우리 같은 나라들과 달리 그냥 늘 무역에서 남한테 주는 돈이 더 많은 상태, 적자 상태가 좀 기본이었고, 이걸 벗어나려는 시도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게 트럼프 대통령 전까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릅니다. 적자가 커지는 걸 싫어하고 미국의 전통적인 제조업들을 키워주고 싶어합니다. 미국보다 약한 나라들과도 무역 경쟁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 경기가 나홀로 호황이기 때문에 달러는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들 달러를 갖고 싶어하니까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호황은 유지하고 싶은데 달러가 강한 것은 싫습니다.

그래서 호황인데 금리도 선제적으로 낮추자고 하고, 정작 미국도 환율에 개입할 수 있다는 식의 얘기를 트위터로 얘기해 왔습니다.

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카드로 대선 후보일 때부터 만지작거려온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무역전쟁에 결사응전하는 조짐을 보이니까 이 카드를 꺼냈습니다.

사실 한국도 미국이 30년 전에 몇 번씩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 적이 있는 세 개의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남보다 늦게 경제 성장을 해오면서 환율을 조작하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랑 그때는 상황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이번에는 혹시 우리도 같이 뭐 좀 하는 거 아닐까 하는 거는 걱정할 분위기는 아직 아니지만 아무튼 미중 무역 전쟁 확전의 영향은 확실히 가까이에서 받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