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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암 보형물' 11만 개 유통…인공 유방 불안 확산

<앵커>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인공유방 보형물이 우리나라에 11만 개가 수입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유방암 수술을 받고 이 보형물을 썼는데 또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얼마나 불안할까요.

노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식약처가 회수 조치에 들어간 유방 보형물은 엘러간 사의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 제품입니다.

표면이 매끈한 기존 보형물이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는 불만 때문에 이 제품은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피부에 더 잘 부착되도록 한 게 특징입니다.

자연스러운 모양 때문에 이른바 '물방울 성형'이란 이름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난달 25일 미국 FDA는 엘러간사의 실리콘 겔 인공유방이 희귀 혈액암의 일종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에 걸릴 확률을 6배나 높인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는 최근 3년간 이 제품 2만 9천여 개가 유통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SBS가 엘러간이 식약처에 보고한 회수계획서를 입수해 살펴봤더니, 총 11만 7천여 개가 수입됐습니다.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남아 있는 제품은 3천 여 개 정도입니다. 수술받은 환자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 환자들이 엘러간 제품을 많이 사용했는데, 유방암 재건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수술받은 환자만 5천 700여명이 넘습니다.

[엘러간'거친표면 보형물'사용 재건 수술 환자 : (유방암) 수술을 하고 3년 후에, 3년 지켜보다가 괜찮다고 그래서 한쪽 재건을 했거든요, 엘러간으로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고...정말, 정말 암 판정받았을 때보다 더 속상하죠.]

거친 표면의 인공유방 보형물 전체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2007년 이후 21만 여개가 유통됐습니다.

[김재홍 외과 전문의/한국유방보형물연구회장 : 엘러간 사의 보형물이 가장 많이 (희귀 암 발병이)보고 되고 있는데, 다른 회사 보형물 거친 표면 타입도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엘러간 보형물이 아니라고 해서 안심하거나 그러실 수는 없고…보형물 검사를 늘 하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식약처는 증상이 없을 경우 제거 수술은 필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해당 희귀암이 발병 사례는 보고된 적 없지만, 환자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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