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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해안마을은 불안감 역력

<앵커>

며칠째 무더운 서울을 비롯해서 조금 위쪽에 계신 분들은 태풍이 다가왔다는 게 잘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남해안 지역 주민들은 다가오는 태풍에 걱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앞서 보셨던 경남 거제와 가까운 통영에 내려가서 그곳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100가구 정도가 모여 있는 바닷가 작은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마을에서 처음 만난 주민은 일흔을 넘긴 할아버지였습니다.

[이금주/연명마을 주민 : (지금 태풍 오는데 어디 갔다 오셨어요?) 배 안전하게 둘러보고 밧줄 묶으러 갔다 왔어요. (잘 마무리 하셨어요?) 잘 마무리 하는지는 하늘의 덕이지요. 할 수 없는 걸요 뭘.]

태풍이 마을을 비껴간다고는 하지만 불안감은 역력했습니다.

[이금주/연명마을 주민 : (이따 또 나오실 거예요?) 네 또 이따 밤 7시 넘어서 또 나와야죠. 바가지로 물 퍼야죠.]

돔, 우럭 등을 키우는 가두리 양식장이 동네에서 가장 큰 일터다 보니 양식장을 확인하러 오는 주민들도 많았습니다.

[마을 주민 : 저쪽하고 이쪽하고 가두리가 있거든요. 밑에 묶어 놓은 밧줄을 많이 점검을 하죠.]

비가 한창 내릴 때 마을 회관을 찾아갔습니다.

매년 한두 번씩은 꼭 태풍을 맞닥뜨려야 하는 주민들에게는 크든 작든 태풍은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송현선/마을 주민 : 서울은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 몰라요. 경상도 사람이 많이 알죠. 바닷가 사람들이 알지. 진짜 서울은 모르지 참말로 (태풍 하면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우리가. 아주 무서워서.)]

취재 중에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났다는 걸 경험으로 직감한 주민도 만났습니다.

[임석관/연명마을 주민 : 50년 동안 바다를 본 건데 안 옵니다. 절대. (태풍이 올 바다가 아니에요?) 천만에요. (태풍 오면 다 치워야 되는 거잖아요.) 여기 놔둘 필요가 없어요.]

제가 지금 있는 곳은 경남 통영에 있는 연명마을의 선착장입니다.

제가 오늘(6일) 하루종일 이 마을에서 남해안 지역, 특히 바닷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태풍을 어떻게 대비하는지 취재했는데, 이미 15년이나 지난 태풍 매미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주민도 많았고, 오랜 경험 덕에 이번에는 여유 있는 주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곧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할 텐데 이곳 주민들의 바람처럼 이번 태풍이 피해 없이 지나가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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