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반대 총파업…지하철 끊기고 항공편 취소 '교통대란'

홍콩에서 오늘(5일)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총파업과 시위가 벌어져 지하철 운행이 끊기고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오늘 금융인, 공무원, 교사, 버스 기사, 항공 승무원, 사회복지사, 언론인, 자영업자, 예술가 등 각계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총파업이 진행됐습니다.

홍콩 재야단체 등은 총파업에 50만 명 이상 시민들이 동참했다고 밝혔습니다.

젊은 층을 주축으로 한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총파업과 더불어 '비협조 운동'으로 불리는 게릴라식 시위를 홍콩 곳곳에서 벌였습니다.

이들은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센트럴, 침사추이, 몽콕 등 도심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이아몬드힐, 라이킹, 포트리스힐, 위안랑 역 등 4개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운행 방해에 나섰습니다.

이들이 지하철 승차장과 차량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서는 바람에 차량의 문이 닫히지 않았고, 이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된 운행 방해로 홍콩 내 8개 노선 중 쿤퉁 노선과 홍콩섬과 홍콩국제국항을 잇는 공항 고속철 노선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공항 고속철 노선은 오전 11시 가까이 돼 서야 재개됐습니다.

이로 인해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홍콩국제공항으로 향하던 관광객 등이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일도 속출했습니다.

다른 6개 노선도 일부 구간에서 운행이 중단되는 등 차질을 빚어 출근길에도 '교통대란'이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지하철 운행 방해는 물론 일부 도로 점거에 나서고 한때 홍콩섬과 카오룽 반도를 잇는 터널 입구를 막아 버스 운행도 크게 지연됐습니다.

홍콩 버스노조에 따르면 버스 운전사 상당수도 병가를 내고 간접적으로 파업에 동참했습니다.

홍콩 시내 교통은 물론 아시아의 항공교통 허브 중 하나인 홍콩국제공항도 운영에 큰 차질을 빚었습니다.

홍콩 공항당국은 총파업으로 인해 홍콩 국제공항 활주로 2곳 중 한 곳만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민항처 소속 항공 관제사 20여 명이 총파업 참여를 위해 집단으로 병가를 내면서 운영 인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파업에 참여한 항공 관제사는 전체 관제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력입니다.

더불어 캐세이퍼시픽 등 항공사의 조종사와 승무원 등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오늘 예정됐던 수백 편의 항공편이 무더기로 취소됐습니다.

1천 편 이상의 항공기가 홍콩국제공항에서 이착륙할 예정이었고, 이 가운데 511편은 출발편이었습니다.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경우 출발편 70편, 도착편 60편 이상이 취소됐습니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과 시위대를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총파업에 대해 "700만 홍콩인의 삶에 대해 도박을 벌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어떠한 열망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평화롭게 표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 국기를 바다에 던지는 등 일국양제를 위협하는 행동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며 "홍콩 정부는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결연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700만 홍콩인의 삶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나와 동료들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해 사퇴할 뜻이 전혀 없음을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