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던 80대 노인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징역 15년

산책하던 80대 할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가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지법은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29살 최모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최 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수원의 한 길거리에서 산책하던 82살 A씨의 앞을 아무런 이유 없이 막아선 뒤 넘어뜨려 폭행했습니다.

때마침 길을 지나던 75살 B씨가 "뭐하는 짓이냐. 노인에게 왜 그러느냐"고 제지했지만, 최 씨는 "너는 뭐냐"라고 말하면서 B 씨도 폭행했습니다.

최 씨는 이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달아나려고 하던 A 씨에게 다시 다가가 얼굴과 머리 부위를 8차례에 걸쳐 세게 걷어차는 등 무차별적으로 때렸습니다.

A씨는 사건 한 달여 뒤인 올해 1월 27일 오전 병원에서 치료 중 숨졌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바닥에 넘어진 피해자의 얼굴과 머리 등을 집중적으로 걷어차는 등 잔혹하게 범행했다"며 "피해자는 키 184㎝, 몸무게 125㎏에 달하는 거구인 피고인의 폭행에 저항하지 못한 채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공포에 시달리다가 숨을 거뒀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범행의 동기, 경위와 과정, 수단과 방법 등과 피고인이 조현병을 앓고 있는 심신미약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