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루 쥔 日, 원하는 품목 입맛대로 옥죌 수 있다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작성 2019.08.02 20:36 수정 2019.08.02 22: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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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면전을 선포한 일본과 거기에 맞선 우리 정부 움직임까지 짚어봤고 지금부터 앞으로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오늘(2일) 일본의 조치를 정리하면, 지난 한 달 동안 반도체 핵심 품목 세 가지만 수출할 때 통제했었는데 이번 달 말부터는 그 대상을 거의 모든 분야로 확 늘린다는 겁니다. 때문에 일본 정부가 품목에 따라 마음대로 수출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수출 개별허가 절차를 안내한 일본 경제산업성 홈페이지입니다. 품목과 수입지역에 따라 각각 서류 조건이 다른데, 한국만 따로 구분해 이미 규제를 시작한 불화수소 수출에는 최종 사용자의 서약서 같은 추가 서류를 요구합니다.

오늘 조치로 3개에서 857개로 대폭 확대된 전략물자 품목들에도 같은 수준의 까다로운 절차를 내세울 수 있는 겁니다.

[기계제작업체 대표 : 100원에 사던 물건을 150원에 사는 격이 돼요. 불필요한 시간이 들고, 불필요한 서류를 만들려면 우리 해외 지사가 에이전트들에게 일일이 다 받아야 하니까. 확인서를 받으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물건 살 사람들이 그런 확인서 써 주고 살 사람들이 어딨어요.]

더 큰 문제는 이른바 '캐치 올' 규제입니다. 한국이 화이트리스트 국가일 때는 아예 수출허가 자체가 필요 없던 비전략물자들도 이번 조치로 일일이 허가 대상이 된 겁니다.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 일본 정부가 '이게 무기에 쓰일 수 있다'는 식으로 자의적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조경엽/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많은 서류작업을 하고 90일이라는 심사기간이 있으니까 수출지연 효과도 분명히 나타날 거고. 전략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언제든지 안보를 이유로 들어서. 그렇게 하는 가능성을 열어 뒀다는 거죠.]

일본 정부의 수출관리 인증을 받은 일본 기업과 거래하면 기존처럼 간소한 수입절차가 적용되지만, 이런 기업의 지정 권한도 역시 일본 정부가 갖고 있습니다.

일본은 특히 한국과 거래하는 자국 기업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로도 수출선이 많은 기업들의 주요품목만 골라 통제하는 식으로 칼자루를 휘두를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부는 일본 조치로 영향받을 품목 가운데 159개를 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통관을 간소화하는 등 대체 수입처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장현기, CG : 박상만·박천웅·김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