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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韓 화이트리스트 배제'되면 달라지는 것들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오늘(2일) 일본이 수출심사 절차 우대국 말이 좀 어려운데,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기로 한 것이 사실상 기정사실상 된 거죠?

<기자>

네, 우리 정부도 그렇게 보고 대비하고 있습니다. 어제 한국과 일본의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 발표 후 처음으로 태국 방콕에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정말 냉랭한 상태로 서로 입장차가 크다는 것만 확인하고 헤어졌죠.

오늘 저녁에는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까지 한미일 세 나라 외교장관들이 3자 회담을 갖고요, 그전에 한미 장관 따로, 미일 장관 따로 양자 접촉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확실시되는 일본 각료회의는 이 3국 장관들 회동 한참 전인 오전에 끝나거든요.

미국 정부로부터 이번 주 들어서 한일 사이 중재 역할을 하겠다는 얘기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죠.

폼페이오 장관도 기자들에게 비슷한 발언을 했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어제 이런 보도도 했습니다.

미국 정부 측 관계자가 일본 측에 지금까지 한국에게 한 정도가 아니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2단계까지 강행을 하겠다면 지금까지는 미국이 한국을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일본이 나쁘다는 입장으로 바뀔 거라는 경고를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본은 완강합니다. 이번 경제보복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아베 측근 중에 한 명은 자국 방송에 나와서 한국은 100%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된다고 공언했을 정도입니다.

오늘 저녁의 한미일 장관들 만남은 우리나라가 이미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된 후에 이뤄질 것 같습니다.

원래 교류가 있던 한일 정치인들끼리 대화를 해보겠다고 일본에 갔던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도 어제 일본 여당은 물론이고, 일본 야당 의원들로부터도 상당히 싸늘한 대접을 받고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각료 회의 몇 시간 안 남았는데,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가 된다. 이게 정확히 구체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뀌는 건지도 좀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그 정확히를  알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일본은 우리가 필요한 품목들을 대놓고 수출 금지하는 조치는 안 할 겁니다. 그렇게 했다가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내세우고 있는 명분이 사라집니다.

대신 불확실성, 우리에게 지금까지 꼭 필요했던 품목들에 대해서 일본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겁니다.

일본은 전략물자 1천120개 중에 857개 품목에 대해선, 안보 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들에는 원활하게 수출이 되도록 일반 포괄 허가라는 걸 내줘 왔습니다.

3년에 한 번씩 포괄적으로 허가를 갱신하고요. 언제든 주문을 넣으면 바로바로 받는 게 가능했습니다. 이 안보 우방으로 일본이 뽑은 나라들이 세계에 27개고, 이게 화이트리스트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한국은 여기 안 들어간다. 그러니까 857개 품목 건건이 보통 6개월 정도 유효한 허가를 일본 정부에 신청해야 하고, 최장 90일 동안 심사를 받아야 그 품목을 배에 실어준다는 겁니다.

그럼 수입하는 입장에서는요, 허가가 안 나오는 최악의 경우까지 안 가도요. 손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필요한 품목의 수요를 미리 예측해야 하는 사이클이 지금보다 너무 짧아지고, 불확실해집니다.

예를 들면 일본이 이미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세 가지 품목 지금 한 달이 지나도록 허가 안 나오고 있죠.

최장 90일 이라고는 했는데 "그럼 60일째에 해줄까? 90일 다 채우려는 건가? 허가를 하긴 해줄까?" 그리고 그 사이에 업황이 달라져서 해당 품목이 더 필요하거나 덜 필요해질 수도 있는 겁니다. 기업을 제일 힘들게 하는 게 이런 불확실성입니다.

수요공급 예측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일본이 특정 품목들을 골라서 언제든 이런 상황을 우리에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거고 겨냥하는 품목도 계속 달라질 수가 있는 겁니다.

<앵커>

네 일본이 어떤 품목들을 말씀하신 대로 겨냥하고 나설지 좀 구체적으로 예측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우리에게 타격이 크고 한국에만 타격이 집중되는 품목들을 하려고 할 텐데요, 지금 일본 의존도가 90% 넘는 소재, 품목이 48개 정도 되는 걸로 봅니다.

이들의 대체재를 다른 데서 찾아야 하는데 얼마나 빨리 대체가 가능하고, 대체율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금도 정부, 기업들이 계속 파악하는 중이고요.

아무래도 당장은 대체가 어려워 보이는 품목들이 특히 우리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아온 분야들에 몇 가지 몰려 있기도 합니다. 우리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정말 민관이 함께 발휘해야 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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