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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돈줄 풀었지만 '美 주식' 뚝↓…환율 주목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미국이 밤사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이게 10년 7개월 만에 조치라면서요?

<기자>

네. 앞으로 세계에서 돈이 오가는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조치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라는 곳에서 조금 전 새벽 3시에 미국의 기준금리를 2~2.25% 구간으로 종전보다 0.25% 포인트 내렸습니다.

미국은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2월에 기준금리를 사실상 0%로 근처까지로 낮춘 다음에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돈을 많이 풀어서 몇 년 동안 경기를 띄우기 위해서 노력했고요, 경기가 회복하고는 지난 2년 정도는 기준금리를 올려 오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거의 11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낮춘 겁니다.

사실 인하 자체는 최근에 미국 금융당국이 예고해 오다시피 했습니다. 세계가 궁금해했던 건 내리긴 내리는데 얼마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냥 내리는 걸로는 부족하다 한꺼번에 많이 내려야 한다"고 대놓고 압박하고 있는데, 과연 얼마나 내릴까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시사한 만큼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한 계단만 딱 내려왔습니다.

<앵커>

뭐 어쨌거나 거의 11년 만에 이렇게 금리를 다시 내렸다는 것은 지금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세계 경기가 앞으로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일단 세계 경기는 전반적으로는 이미 좋지 않고요, 미국은 약간 다릅니다. 미국은 최근에 세계에서 나 홀로 좋은 상태입니다. 기록상으로는 역대 최장기 호황입니다.

미국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가 좀 느려진다는 신호들은 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경기 사이클로 봐서는 확장 국면입니다.

그런데 왜 경기가 어려울 때 하는 거라는 기준금리 내리기를 지금 하느냐, 미국의 중앙은행 총재 격인 파월 의장이 "딱 우리는 명백하게 보험성 인하를 한 측면이 있다"고 오늘(1일) 새벽에 표현했습니다.

미국 경기가 지금은 건강검진을 받아봐도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미리 보험을 들어놓는 선제 조치를 했다는 겁니다.

왜 미국이 보험을 들어야 하느냐,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입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값싼 수입품들에 관세를 두루 물리고, 사실상 세계 무역 규모 자체를 이 전쟁이 축소시키고 있죠.

이게 중국은 물론이고요, 우리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타격을 입히고 있습니다. 미국에도 타격이 생길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이게 장기전이라는 게 확실해졌죠. 그러니까 지금은 미국 시장이 홀로 건강하다고는 하지만, 세계 시장에 찬바람이 불게 해놨으니까 곧 미국도 감기가 걸릴 수 있다고 보고 보험을 들었다는 겁니다.

중국이랑 무역전쟁이 계속돼도 미국은 호황을 유지하려면, 지금부터 시장에 돈이 더 돌게 해서 사람들이 투자도, 소비도 더 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거죠.

무역전쟁을 주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그냥 한 계단 인하로는 부족하다 많이 내리라고 요구한 이유 중에 하나도 이겁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계속해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경제 성장 속도는 한 번도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거죠.

<앵커>

미국이 앞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밤사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우리에게 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일단 오늘 새벽의 인하는 좀 시장에 예상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정도 예상은 이미 반영해서, 지난달 중순에 기준금리를 내려놨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우리 경기가 얼마나 더 어려워질까? 그리고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언제, 얼마나 인하할까? 이걸 놓고 우리도 대응하게 될 텐데요.

그런데 미국 금융당국이 시장에 주로 돌았던 예상과는 달리 오늘 추가 인하 신호를 확실히 주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경기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여지는 남겼지만 일단은 보험 든 거라면서 선을 그었거든요.

오늘 새벽에 미국 금리 결정이 나오고 나서 시장에 돈이 분명히 더 많이 돌게 된다는 조치인데도 미국 주가가 오히려 일제히 떨어지면서 장이 끝난 게요, "금방 또 내리는 거 아니었어?" 하고 이른바 기대가 조금 어긋났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시장을 포함해서 세계 주식시장도 일단은 비슷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고요.

그래도 어쨌든 미국이 11년 만에 돈을 좀 더 푸는 쪽으로 돌아선 거는 지금 다 경기가 부진해서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유럽, 일본, 세계에 우리도 계획한 대로 계속 돈을 더 풀어야지 하는 신호가 됩니다.

그럼 우리에게도 똑같은 신호가 돼서 올 거고요. 여기다가 사실 지금 상황에선 금리보다 더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 게 환율입니다.

지금 미국을 제외하고는 세계 주요 나라들이 이미 초저금리 상태인 곳이 많아서 금리를 내려서 돈이 돌게 하는 것보다, 환율로 돈 도는 걸 조절하고 무역에 영향을 미치려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부분 때문에 달러를 싸게 만들고 싶어 하는 게 분명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시장 기대만큼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지 않아서 오늘 결정이 환율에 미칠 영향도 오늘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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