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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수몰사고' 실종자도 시신으로…사전사후 부실 '인재'

<앵커>

조금 전 실종자 2명이 발견되면서 모두 3명이 숨진 서울 신월동 빗물 배수시설에서는 어제(31일) 아침에 국지성 호우가 예보된 상황에서도 작업을 강행했습니다. 특히 현장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수문을 열었던 것으로 확인돼, 명백한 인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의 원인과 문제점을 정준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사고가 난 빗물 배수시설은 양천구 일대 침수를 막기 위해 설치됐습니다.

비가 오면 지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월동에서 목동으로 물을 흘려보낸 뒤 안양천 쪽으로 빼내는 방식입니다.

시운전 기간인 현재 물이 하수 저장시설의 50%까지 차오르면 자동으로 수문을 열어 이 배수 터널을 통해 물을 내보내게 돼 있습니다.

사고를 당한 직원 2명은 어제 아침 7시 10쯤 일상적 점검차, 또 다른 1명은 폭우가 쏟아지자 작업을 중단시키려고 터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폭우가 내리자 양천구청 측은 내부에 작업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터널 수문을 열었습니다.

시운전사와 현대건설 측이 구청 측으로부터 7시 31분과 38분 두 차례나 수문을 개방하겠다는 신호를 받고도 중단 요청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현대건설 현장소장 : (수문 개방 중단을) 요청할 수 있지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급작스럽게 물이 들어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지성 호우가 예고됐는데도 별 대비 없이 작업을 강행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현대건설 현장소장 : 비가 오게 되면 저희가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전면 작업을 중단시킵니다. 그런데 오전에 7시 30분 이전에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고요.]

점검자들은 외부와 무전조차 안 되는 터널에 들어가면서 안전모 외 별다른 안전장비도 없었습니다.

[현대건설 현장소장 : 갑작스럽게 기습적인 폭우가 오게 되면 다른 대처방안이 밖으로 나오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게 없습니다.]

[희생자 유족 : 어려서부터 그냥 이 가족들 먹여 살리다시피 하는 사람이에요. 연락받으면 그냥 쉬는 날도 가고. 이러다 보니까 좀 안 됐죠.]

사전 대비도, 침착한 대응에도 실패하면서 참사를 낳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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