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윤창호법' 시행 뒤 경찰관 음주운전 적발 잇따라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한 '제2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음주운전이 크게 줄었지만, 오히려 단속 주체인 경찰관들의 음주운전 적발은 잇따르고 있습니다.

경찰이 앞서가는 시민의식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29일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8분쯤 수성구 가천동 노상에서 중부경찰서 소속 A(55) 경위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7%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당시 휴무 중이었던 A경위는 북구 산격동에서 축구 동호회에 참석, 반주를 마신 뒤 10여㎞ 떨어진 수성구 매호동 자택으로 귀가하던 중이었습니다.

A경위의 음주 운전은 "앞서가는 차가 이상하다"는 한 시민의 신고로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A경위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직위해제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오전 2시 40분쯤 수성구 수성1가 신천동로 오성우방아파트 부근에서 동부경찰서 소속 B(48)경위가 차를 몰고 가다 음주단속 현장을 발견하고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B경위는 곧바로 뒤쫓아온 단속 경찰관들에게 붙잡혀 음주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48%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B경위가 약 3㎞가량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직위해제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제2 윤창호법 시행 후 한 달 동안 대구지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시민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지난 한 달 동안 지역에서 적발한 음주운전 건수가 4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06건)에 비해 40.7%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같은 기간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역시 4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건에 비해 44.9% 감소했습니다.

시민 김 모(38) 씨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제2 윤창호법 시행으로 시민의식은 크게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오히려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다 잇따라 적발되는 것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보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