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기상청 폭염예보 이대로 괜찮은가? ③

③ 폭염 영향예보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9.07.29 10:14 수정 2019.07.29 10: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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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폭염예보의 수준과 문제점, 개선 방향에 대한 3번째 글입니다.

▶ [취재파일] 기상청 폭염예보 이대로 괜찮은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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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올해부터 폭염 영향예보를 실시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재해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하기 위해 기상청이 폭염특보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폭염 대응 방안이다.

폭염 영향예보 내용을 보면 폭염 전망과 폭염피해 현황 그리고 보건과 축산업, 수산양식, 농업, 산업, 교통 등 6개 영향 분야별 폭염 위험 수준과 대응 요령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분야별로 <관심>과 <주의>, <경고>, <위험> 등 4단계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아래 그림 참조).
7월 28일 폭염 영향예보 (자료: 기상청)폭염 영향예보는 최고기온이나 최저기온, 하늘상태 같은 단순한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서 날씨로 인해 각 분야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고 또 이에 따라 기상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쉽게 알려준다는 차원에서 매우 유용한 정보라고 판단된다. 단순히 폭염특보를 발령하던 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다.

●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이 생명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없지 않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폭염 영향예보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폭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일과 그에 대한 대응 요령이 들어 있다. 기상청은 기상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갖고 있지만 보건이나 축산업, 수산양식, 농업, 산업, 교통 등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없다.

특히 폭염이 미치는 영향은 분야별로 종류별로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다. 보건 분야 하나만 보더라도 폭염이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연령에 따라, 지역에 따라, 질병 유무에 따라, 질병 종류에 따라, 사회·경제적인 위치에 따라 모두 달라진다. 농업 피해나 가축 피해, 수산 양식 피해, 사업장의 피해도 작물별로 지역별로, 가축별로, 어종별로, 산업별로 크게 달라진다.

각각의 영향 분야별로 <관심> 단계부터 <주의>, <경고>, <위험> 단계까지 4단계로 나눠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각 단계의 기준을 정할 것인지 아니면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각 단계의 기준을 정할 것인지, 또 어떤 작물이나 가축, 어종, 사업장을 대상으로 각 단계의 기준을 정할 것인지에 대한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래야 단순히 일반인이 보기에 좋은 내용이 아니라 분야별로 꼭 필요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기준을 정하고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이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하나의 짧은 문장으로 정리하다 보면 단순화의 오류에 빠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보통 사람에게는 그럴듯해 보이는 얘기지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수요자에게는 사실상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유관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협력이 잘 이뤄질 경우 기상청에서 폭염 영향예보가 발표되면 각 유관기관에서는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각 기관의 의사 결정에 반영하고 분야별로 폭염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폭염 영향예보가 나오더라도 유관기관에서 의사 결정에 반영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폭염피해를 줄일 수는 없다. 폭염은 단순한 기상재해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상황과 여건이 결합돼 발생하는 복합재난이다. 기상청이 유관기관과 협력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폭염 영향예보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유관기관과의 협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피해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필요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4,526명, 이 가운데 48명이 목숨을 잃었다. 열흘이나 1개월 전에 기록적인 폭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폭염예보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적어도 단기예보에서는 비교적 정확한 폭염예보가 나왔다. 폭염 쉼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마을회관에 에어컨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기록적인 폭염도 폭염이지만 피해가 컸던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우선 폭염에 대한 정보가 취약계층에게 제때에 제대로 전달됐는지 따져봐야 한다. 폭염 취약계층을 미리미리 파악해 놓고 폭염이 발생하면 곧바로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조사해봐야 한다. 혹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폭염을 태풍이나 집중호우와 같은 재해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폭염 정보가 발표됐을 때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 구조나 대피 같은 구체적인 행동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점검도 반드시 필요하다. 태풍이 북상하거나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만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폭염이 예상될 때도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와 마찬가지로 취약계층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거나 그들의 대피를 도와야 한다.

기상청의 폭염예보가 정확하고 정보를 충분히 일찍 제공한다고 해서 폭염 피해를 100% 줄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기상청의 정확한 폭염예보와 충분하고 발 빠른 정보 제공이 폭염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참고문헌>
* 2019 폭염 심포지엄 : 변화하는 기후와 폭염, 원인과 대응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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