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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회 비정규직에 술값 강요…신고하자 입막음까지

<앵커>

국회 사무처의 한 4급 공무원이 비정규직인 아래 직원들에게 술값을 떠넘기고, 또 그게 문제가 되자 제보한 사람을 찾아내겠다며 위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다 잘못이 확인됐는데도 인사발령 조치가 없어서 가해자와 피해자는 여전히 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정윤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회사무처 산하 국회방송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직원 A 씨는 지난해 술자리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먼저 술 마시자며 자신이 아는 술집으로 데려간 4급 서기관 B 씨가 갑자기 술값을 계산하라고 한 겁니다.

직속상관인 B 씨는 평소에도 위협적인 말을 자주 했었고,

[국회 사무처 4급 서기관 B 씨 : 어디서 다 늙은 애들만 뽑아가지고는…확 개편을 한번 해서 다 잘라버리게]

그날도 "돈을 올려줘도 고마운 줄 모른다" "6개월 뒤에 다 교체할 거"라는 말을 들은 터라 A 씨는 결국 술값 수십만 원을 혼자 냈습니다.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투서가 접수되면서 국회 사무처가 감사에 나섰는데 더 큰 문제는 이때부터였습니다.

B 씨가 제보자 색출에 나선 겁니다.

[국회 사무처 4급 서기관 B 씨 : 니가 나한테 들은 거는 없는 거고 그리고 자발적으로 낸 거 아니니? 뭐 무고죄로 다 ㅇㅇ할 거니까. 어쨌든 내가 다 산 걸로 하자. 그렇게 맞춰놓자]

입막음을 강요한 이 녹취까지 모두 전달됐지만 두 달 전 국회사무처 징계 결과는 감봉 1개월.

인사발령 조치도 없어서 가해자와 피해자들은 여전히 같은 부서에서 얼굴을 맞댄 채 근무 중입니다.

최근에는 B 씨가 비정규직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부서 과장으로 승진이 내정되면서 피해자들 불안감은 더 커졌습니다.

[국회사무처 소속 비정규직 직원 : (국회는) 다른 기관들처럼 감사나 이런 게 없기 때문에 웬만하 면 덮는다. 제보자만 피해를 보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취재진은 가해자 B 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고 직접 사무실도 찾아갔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국회 사무처는 SBS가 취재에 나서자 B 씨의 승진 인사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 조치에 관해서는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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