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단독] "제주 광어, 식중독 위험" 검역 강화한 日…황당한 근거

[단독] "제주 광어, 식중독 위험" 검역 강화한 日…황당한 근거

김관진 기자 spirit@sbs.co.kr

작성 2019.07.25 20:32 수정 2019.07.25 21:49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서기 전인 지난 4월 세계무역기구는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에서 우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수입을 금지한 한국 결정이 맞다는 건데 그러자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던 수산물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습니다. 그 조치를 시행하기 이틀 전에 갑자기 발표한 것으로 봐서 보복 조치 아니냐, 또 우리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당시 일본이 검역을 더 세게 하겠다고 한 근거가 바로 식중독 위험이었습니다.

일본이 자체 연구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쿠도아충이라는 균을 발견했고 그게 우리나라 수산물에서 나온다고 한 건데 SBS 취재 결과 일본의 그 연구 결과에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관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광어를 실은 활어차들이 하나둘씩 제주항 부두로 들어옵니다.

냉각 처리된 해수를 공급받아 일본 등으로 수출됩니다.

일본은 지난달부터 제주 양식 광어 수입량에 대한 검역 비율을 20%에서 40%까지 높였습니다.

[광어 유통업자 : 그전에 10톤이 나갔다면 지금은 5톤에서 6톤 정도로 3분의 1 이상이 줄었습니다.]

일본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쿠도아충에 대한 집중 검역을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쿠도아충은 지난 2011년 일본이 제주 양식 광어에서 식중독 원인체를 발견했다면서 이름 붙인 균인데 제주 양식 광어 4~5%에서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쿠도아충을 식중독 원인균으로 규정하는 근거들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견됐습니다.

2012년 일본 학자의 논문입니다.

생후 4~5일 된 실험용 생쥐에 쿠도아충을 투입해보니 17마리 가운데 11마리가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한국과 중국 학자가 동일한 조건으로 실험한 연구들에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변수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쿠도아충으로 원인을 단정 지었다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배종면 교수/제주대 의과대학 : 같은 주제를 가지고 분석을 해보니까 그동안에 3편이 추가로 나왔는데 거기서는 한치도 증상이 없어요.]

또 2015년 일본 학자는 특정 식중독 사건에 대해 역학 조사를 한 결과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 모두가 제주 양식 광어를 먹었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식중독에 걸리지 않은 사람 중 90%는 이 광어를 먹었다는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결론 내렸습니다.

[배종면 교수/제주대 의과대학 : 분석을 해보니까 통계적 유의성이 없어요. 임상증상이 없는 사람은 광어를 먹지 않아야 되잖아요. 일본의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쿠도아충에 의한 식중독 병 가능성은 현재로선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산 광어를 수입하면서 쿠도아충 검역을 하는 나라는 일본 한 곳밖에 없습니다.

2010년까지 일본에 연평균 제주산 광어가 4천 톤 이상 수출됐는데, 쿠도아충 검역 후인 2011년부터 2018년까지는 수출물량이 평균 2천5백여 톤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국내 학자들이 일본 연구자들에게 논문 허점을 지적하고 추가 근거를 제시하라 요청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윤인수 JIBS, 영상편집 : 황지영, VJ : 신소영)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