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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당국 "북한, 러 선적 어선 나포는 불법…영해 침범안해"

러시아 당국 "북한, 러 선적 어선 나포는 불법…영해 침범안해"
한국인과 러시아인 선원들이 탄 러시아 선적 어선이 북한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 수산당국이 24일(현지시간) 북한의 어선 나포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수산청은 이날 "(북한에 억류된) 어선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는 한국 속초항을 출발해 항해하던 도중 북한 국경수비대 군함에 나포된 뒤 원산항으로 이송됐다"면서 "형식상 원인은 (북한)보호구역 진입"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어선) 억류를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국제법에 따르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통한 항행은 허용되기 때문"이라면서 "수산청 감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어선은 (북한)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북한 영해를 벗어난 곳을 항해 중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2015년에 건조된 러시아 선적의 샹 하이린 8호는 길이 37m, 폭 7m 크기의 180t급 어선이며, 러시아 극동 사할린에 등록된 '북동어업회사' 소유입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도 이날 자체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17일 북한 국경수비대가 사할린주 네벨스크에 등록된 북동어업회사 소유 러시아 어선 샹 하이린 8호를 억류했다"면서 "어선에는 15명의 러시아인과 2명의 한국인을 포함한 17명이 타고 있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대사관은 "북한 외무성 대표들에 따르면 선박은 '북한 영토 입국 및 체류 규정' 위반으로 억류됐으며 현재 선박은 원산항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난 22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영사들이 원산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는 (어선) 선장과 부선장, 그리고 어선에 남아있는 다른 선원들과 만났다"면서 "모든 선원은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선원 2명도 원산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대사관은 덧붙였습니다.

대사관은 "현재 사건 정황에 대한 파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사관이 북한 당국 및 선사 대표들과 지속해서 접촉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신속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통해 샹 하이린 8호 억류 사실을 전하면서 "북한 측에 조사 절차 기간 선원들의 합당한 체류 환경을 보장해 주는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러시아 선원들이 열악한 환경의 어선 선실 내에 장기간 머물고 있는 상황을 개선해 줄 것을 북한 측에 요구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외무부는 "현행 법률과 국제적 합의에 규정된 러시아 국민의 인권과 합법적 이익 보호를 위한 조치들을 계속해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17일 새벽 4시 30분(현지시간) 한국 국기를 달고 북한 영해 30km 안으로 들어온 어선을 북한 국경수비대가 나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사관은 "북한 국경수비대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북한 간의 좋은 관계를 고려할 때 조사 뒤 선원들과 선박이 러시아로 송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 통일부는 샹 하이린 8호가 16일 오후 7시께 속초항을 출발해 러시아 자루비노항으로 향하던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 17일쯤 동해상 북측 수역에 들어갔다가 단속에 걸려 북한 원산항으로 인도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인 선원 2명은 각각 50대, 60대 남성으로 러시아 선사와 기술지도 계약을 맺고 어업지도 및 감독관 자격으로 승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통일부는 북한 측의 선박 단속 다음 날인 18일 오후께 상황을 처음 인지한 이후 같은 날 저녁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회신을 북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19일 오후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 명의의 대북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하는 등 공식서한 2차례, 매일 두 번씩 이뤄지는 연락사무소의 남북 연락대표 구두 접촉 7차례 등 24일 오후 현재까지 총 9차례에 걸쳐 북측에 회신과 송환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마린트래픽 홈페이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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