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산 자동차에 관세부과하면 미국 상품에 45조 원 보복관세"

유럽연합(EU)은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EU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350억 유로(약 45조5천억 원)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1월 EU가 밝혔던 200억 유로(약 26조 원) 보복 관세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입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미국이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EU산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려는 미국의 요구를 EU는 거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습니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회의에 출석해 "우리는 쿼터나 자발적인 수출 제한 등 어떤 관리무역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는 이에 대한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한 리스트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기본적으로 350억 유로 상당의 리스트를 준비했다"며 "우리가 이 리스트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워 EU를 포함해 외국산 철강제품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각각 25%와 1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맞서 EU는 오렌지, 청바지, 위스키, 오토바이 등 미국산 상품에 28억 유로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올해 들어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에 수입되는 EU산 자동차 가격은 1만 유로 정도 상승하게 된다고 EU 측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EU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은 철강제품이나 알루미늄 제품의 10배에 달하기 때문에 미국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관세부과를 강행할 경우 EU와 미국간 무역갈등은 극도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