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수권법에 '중국산 전기버스·철도차량 구매금지' 추진

미국 연방 의회가 내년도 국방 예산안인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연방기금으로 중국산 전기버스와 철도차량의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미 관련 내용을 담은 국방수권법안은 상ㆍ하원에서 입법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블랙리스트로 지정해 미국기업들의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를 취한 가운데 중국산 버스·철도차량 규제 움직임이 새로운 갈등 요소로 부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WSJ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 하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에서는 교통기관들이 연방 자금으로 중국 정부가 소유·통제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한 기업이 제작한 철도차량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WSJ은 하원 법안은 연간 180억달러 규모의 미국 철도차량 시장에 세력을 크게 확장하고 있는 중국 국영 중궈중처(中國中車·CRRC)의 미국 자회사를 겨냥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상원도 지난달 중국산 버스를 겨냥한 비슷한 내용의 국방수권법안을 가결했습니다.

상원 법안은 중국의 대표적 전기차업체인 비야디(比亞迪·BYD)를 표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내 자회사인 'BYD 모터스'는 미국 시장에 전기버스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관련 법안은 각각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법률로 제정됩니다.

WSJ은 법안 조율을 위해 상·하원 의원들이 조만간 비공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미 의회의 중국산 전기버스와 철도차량 규제 움직임은 2가지 이유에서 비롯됐습니다.

보조금을 지급받은 중국 업체로부터 미국 경쟁기업들을 보호하자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또 중국산 버스나 철도차량에 장착되는 카메라나 위치추적 장치 등을 통해 축적된 정보가 중국 당국의 손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또 다른 이유입니다.

일종의 스파이 행위를 우려한 것입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인 할리 라우다(캘리포니아) 의원은 "우리가 생존 가능한 버스·철도 산업을 갖추고, 공공 교통 시스템을 스파이 행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국가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CRRC의 미국 자회사는 저가 공세를 통해 2014~2016년 사이에 보스턴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등에 철도차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워싱턴DC에 지하철 차량을 공급하는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CRRC는 미국 내 공급을 위해 시카고와 매사추세츠주에 공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 선전에 본부를 둔 비야디는 지난 2014년 이후 미국 14개 주에 총 340대 이상의 전기 버스를 공급했습니다.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는 올해 1분기 현재 홍콩 증시에 상장한 비야디의 주식 8.2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