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규태 회장의 자필 편지 곳곳에는 이 회장이 사립학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이 회장은 "학교는 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법인의 왕국"이라고 측근들에게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규태 회장은 옥중 편지에서 학교 직원들의 정보도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직원들 모르게 비밀리에 진행하라는 지시였습니다.
교직원들의 지난 5년간 출퇴근 기록,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의 예배에 누가 참석했는지까지 요구했습니다.
또 자신이 설립한 복지재단에 교직원들이 얼마씩 기부하는지도 확인해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기부금 규모를 늘리려고 꼼수도 동원됐습니다.
교사들에게 수당을 더 주는 대신 일부를 기부금으로 내도록 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얘기입니다.
[학교 관계자 : 교사들에게 사학수당 인상을 처음으로 해줬어요. 그러면서 기부금·후원금으로 50만 원, 30만 원, 얼마씩 내라고 온 거예요. 10만 원 올려 줄 테니까 10만 원씩 기부금 더 내라고 그런 적도 있고.]
학교 돈으로 자신이 설립한 복지재단의 기부금을 불렸다는 겁니다.
게다가 교직원들이 제대로 냈는지 일일이 확인하려 보고까지 받으려 한 겁니다.
자신이 출소한 후 개인적으로 필요한 각종 경비를 학교를 통해 챙기려 한 정황도 있습니다.
이 회장은 옥중 편지에서 학교 기획홍보실 직원에게 다른 계열사와 함께 학교의 법인카드를 신청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 기획 홍보실에서 다 예산으로 잡으라고 했던 부분이 있어요. 그때부터 (가석방을) 준비한 거죠.]
직원들에게도 자신이 학교와 계열사의 법인카드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규태/일광그룹 회장 : ○○(유치원)에서 1,500(만 원) 정도 하고 카드 500(만 원)을 하는 걸로 일단 얘기가 됐어. 방학 같을 때에는 안 써야지.]
200억 원대 세금 체납 중에도 학교를 돈줄로 활용하고 있는 셈인데 정작 이 회장은 자신의 세금 체납에 대해서는 별 죄의식이 없었습니다.
[이규태/일광그룹 회장 : 사업하는 사람이 세금 안 낸 건 뭐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부분적인 일이지 쳐죽일 내용은 아니잖아.]
국회 교육위 소속 박용진 의원은 사학비리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규태의 일광학원같이 심각한 비리사학의 경우 하나마나 한 감사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교육 당국이 관선이사 파견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박 의원은 이미 여러 차례의 교육청 감사 이후에도 전횡을 일삼고 있는 이규태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하 륭, 영상편집 : 김준희, CG : 김민영,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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