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바로 앞에서 "멍멍"…개 20마리 모여 사는 사연?

조제행 기자 jdono@sbs.co.kr

작성 2019.07.20 21:10 수정 2019.07.20 22: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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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달 전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 바로 앞 교통섬에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구조된 대형견 20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갈 수 있는 보호소가 없어서 임시 거처를 마련한 것인데요, 스브스뉴스에서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여의도 한복판 교통사고, 20마리의 개가 이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1마리도 아닌 20마리의 개가 도대체 왜 차도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을까요?

불과 몇 달 전까지 경남 양산의 한 불법 개농장에 방치돼 있던 개 65마리.

이를 안타깝게 여긴 A 씨가 농장주 B 씨에게 2천여만 원을 주고 이 개들을 구조했습니다.

불법적인 시설에서 겨우 벗어나게 된 개들, 하지만 이 개들이 갈 곳은 아무 데도 없었습니다.

현행법상 개인이 구조한 동물은 정부의 구조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이 경우 동물의 소유자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죠.

정부가 아닌 개인 운영 동물보호센터에서 돕고자 해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매년 넘쳐나는 유기동물로 보호센터는 항상 포화상태니까요.

결국 갈 곳 없는 개들을 보호하면서 관련법 개정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애니 씨를 비롯한 동물보호활동가와 최초 구조자 A 씨는 5월 10일 국회 앞 교통섬에 임시보호소를 만들었습니다.

구조된 개 중 일부는 병원, 임시보호처에 맡겨지거나 또는 입양되기도 해서 현재 교통섬에 사는 개는 20마리.

[애니/동물보호활동가 : (개인 구조견이라도) 유기견 대우라도 받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게 제가 보기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일 거 같아요.]

현재 오픈채팅방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이 모이고 필요한 사료, 약품 등이 조달되고 있습니다.

[애니/동물보호활동가 : 일단 아이들이 (처음엔) 사람을 되게 무서워했어요. (지금은) 누가 봐도 너무 예쁘고 어떻게 이런 아이들이 개 농장에 있어? 이런 소리 진짜 많이 하시고 사람에게 와서 다 꼬리 치고 뽀뽀해 주고.]

여기서 계속 살 수는 없습니다. 집회로 신고해 교통섬에 살게 된 지 2달,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는 기한도 이미 지났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20마리의 개와 병원, 임시보호처에 간 개들까지 아직도 많은 개가 갈 곳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애니/동물보호활동가 : (구청에서) 와서 강압적으로 뭐라 하지는 않으세요. 그분들도 결국에는 나랏일을 하시는 분들이니까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는 저희도 잘 알긴 알아서 (죄송하고)]

[은별/동물보호활동가 : 여기에 계속 오래 있는다고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한 아이라도 임시 보호처로 가거나 입양을 가거나 하는 데 힘을 좀 많이 쓰고 있어요. 지금도…]

우리나라에는 아직 불법 개농장이 80여 곳이나 존재한다고 합니다.

안심하고 동물을 구조할 수 있는 환경이 빨리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책임 프로듀서 : 하현종, 프로듀서 : 조제행, 연출 : 김경희, 촬영 : 오채영, 편집 : 박혜준, 조연출 : 박나경 인턴, 내레이션 : 권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