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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사] 청량특집 - 히치콕의 '현기증' (Vertigo,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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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84 : 청량특집 - 히치콕의 '현기증' (Vertigo, 1958)

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히치콕은 작품마다 불안, 두려움, 공포 등의 감정을 일상 속에서 극대화해 관객에게 강렬한 몰입감과 긴장감을 선보여온 서스펜스의 대가입니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경찰을 그만두고 사립탐정이 된 스카티(제임스 스튜어트)는 대학 동창인 개빈 엘스터(톰 헬모어)의 부탁으로 그의 와이프인 매들린(킴 노박)을 미행하게 됩니다.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한 매들린의 이상한 행동과 모습을 의아해하던 스카티였지만, 그는 점차 그녀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금문교 아래 강물에 몸을 던진 매들린을 구한 스카티는 그 날 이후 그녀와 가까운 사이가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한 정신 상태였던 매들린은 한 수녀원 종탑에 올라가 투신자살을 하게 됩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던 스카티는 결국 매들린을 구하지 못했고, 그 죄책감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어느 날 스카티는 길에서 우연히 매들린과 흡사한 여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주디이며 그를 본 적도, 매들린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스카티는 그런 주디에게 염색을 하고 매들린과 비슷한 옷을 입으라고 요구합니다. 매들린처럼 차려입은 주디가 과거 매들린이 좋아하던 초상화의 주인공이 있던 목걸이를 한 모습을 보자 스카티는 주디가 실은 매들린임을 짐작하게 되고 그 둘은 다시금 수녀원 종탑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주디의 정체는 무엇이며 수녀원 종탑 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현기증>은 1958년에 제작된 영화임에도 '촌스러운 옛날 영화'의 느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분명 고전 영화이지만 현대 영화만큼 세련된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명 '맥거핀'을 활용하여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이를 활용하여 여러 겹으로 구성된 스토리라인은 지금 봐도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맥거핀은 영화에서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적 장치로, 히치콕 감독이 여러 영화에서 줄거리를 역동적으로 전개시키기 위해 사용한 이후 보편화되었다고 합니다. 영화 초?중반은 매들린을 괴롭히고 있는 유령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두어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하지만 후반부를 보면 사실 그것은 새로운 진실로 인도하는 '미끼'일 뿐입니다. 히치콕은 <현기증>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라는 큰 틀에 두면서 로맨스를 녹여내고, 예기치 못한 순간에 반전요소를 던져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들과 밀당을 합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현란한 시각효과입니다. 히치콕이 현대 영화의 연출과 촬영, 편집 기법에 큰 영향을 준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영화 <현기증>에서도 독특한 카메라 기법을 선보였습니다. 이 영화에서 처음 선보여 '현기증 효과(Vertigo Effect)'라고 불리우는 '줌인 트랙아웃'기법인데, 해당 효과는 현재까지 영화계에서 극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흔히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스카티가 바닥을 내려다보는 순간마다 바닥이 화면에서 멀어지면서 동시에 카메라는 앞으로 다가오는 장면을 통해 스카티가 느끼는 '현기증'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현기증>이 스릴러 장르의 영화라고 하지만, 보편적인 공포영화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더위와 장마가 시작되고 있는 요즘, 극도의 '공포감'은 아니지만, 여름의 꿉꿉함을 조금이나마 날려줄 수 있는 '청량감'을 느끼고 싶다면 영화 <현기증>은 탁월한 선택일 것입니다.

(글: 인턴 김성은,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라미, 안군, 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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