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체납' 회장 재산의 비밀…옥중에서 업무 지시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작성 2019.07.19 07:47 수정 2019.07.19 08: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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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방송인 클라라를 협박했다는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던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은 200억 원가량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고급 저택에서 수입차까지 타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저희 '끝까지 판다'팀이 취재해봤더니 더 이상 권한이 없는 사립학교 경영에, 그것도 교도소 안에서 이른바 옥중 경영을 해 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푸른 수의를 입은 한 남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수인 번호도 선명합니다. 거물 무기중개상,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입니다.

촬영 시점은 2018년 8월 17일 오후, 당시 수감 중이던 안양 교도소에서 면회 도중 촬영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영상 속 이 회장은 자신이 이사장이었던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 직원에게 학교 예산 관련 지시를 합니다.

[이규태/일광그룹 회장 : 차량이나 광고선전비나 이런 것들 있잖아. 이런 것들도 학교 입장에서는 홍보비라든지 이런 걸 예산 항목에 못 잡을 거야. 그걸 적당하게 학교 예산에 맞게끔 올려봐.]

이렇게 지시하는 이유를 스스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규태/일광그룹 회장 : 뭐 차량도 필요하고 나도 좀 이용하려고 그렇고 그러니까 그런 것들 때문에 내가 이제 다 하라고 한 거니까]

학교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방산비리 혐의로 구속된 뒤 학원 이사장에서 물러나 학교 운영에 개입할 아무 권한도 없지만, 이렇게 인사와 예산 등 주요 업무를 옥중에서까지 지시해 왔던 것입니다.

심지어 예산 집행의 최종 결정권자는 본인 임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이규태/일광그룹 회장 : 결국 내가 다 원하지 않으면 예산을 백 날 잡아놔도 못 쓰니까.]

영상을 촬영한 변호사는 이규태 회장의 지시로 영상을 촬영했고 이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 메시지 외에도 이 회장은 자신을 면회 온 변호사를 통해 학교 측에 수시로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SNS 문자를 이용해 기획홍보실 직원이 근무할 자리를 준비해 놓으라고 하고, 이메일로는 일광공영 직원 발령과 교재 제작 공고까지 옥중에서도 학교 행정에 사사건건 개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회장은 이미 6억 9천만 원의 학교 돈을 빼돌린 혐의 등이 법원에서 인정돼 죗값을 치르던 중이었습니다.

이규태 회장 측은 교도소에서 영상을 녹화해 지시사항을 학교 측에 전달한 사실이 없다며 아내를 통해 학교 상황을 전해 들은 정도라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예산과 행정 전반에 걸쳐 이 회장이 전횡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