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판다②] 집사처럼 부린 교직원…횡령 시도 정황도 포착

이현정 기자 aa@sbs.co.kr

작성 2019.07.18 20:44 수정 2019.07.18 21:44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그럼 방금 보신 리포트에서 이규태 회장이 언급했던 그 학교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6년 전 그 학교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결과 보고서를 보면, 학교가 교비 처리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고 이규태 회장이 권한도 없이 학사 업무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며 또, 학교를 일광그룹의 계열사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이렇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지, 저희 끝까지판다팀이 취재해 봤더니 이 회장이 출소한 이후에도 나아진 것이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규태 회장이 출소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자신이 설립한 학교에 보낸 SNS 메시지입니다.

성북동이나 본사 일도 있으니 학교 직원에게 출장을 구체적으로 통제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내용입니다.

[학교 관계자 : (성북동 업무라는 건 뭡니까?) 성북동이 이규태 회장님 자택이에요.]

학교 직원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일을 시켰고 학교에서는 출장 처리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입니다.

[학교 관계자 : 성북동 일할 사람이 없으니까 (학교 직원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불러서 얘기를 했더라고요.]

이 회장이 출장 온 학교 직원에게 문자로 보낸 지시들입니다.

자택 정원의 전등을 점검하고, 건물 전체 페인트 견적을 알아볼 것을 지시합니다.

[학교 관계자 : 전구도 교체하고, 시설 보수도 하고. (근무 일지 같은 건 있을 텐데?) 그건 없죠.]

2층 방의 전동 커튼이 고장 났다며 처리를 지시하고, 심지어 지하에 있는 노래방 기계도 점검하고 신곡도 추가해 놓으라고 말합니다.

학교 직원은 노래 저장 시간 3시간, 비용은 24만 원이라며 점검 내용을 이 회장에게 상세히 보고합니다.

학교 직원이 이 회장 집 관리인처럼 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택의 각종 관리비로 개인 돈이 아니라 학교 돈을 쓰려던 정황도 있습니다.

지난 3월 이 회장이 학교 직원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성북동 새장 견적이 840만 원이 들어왔다며 수족관과 새장 전체를 합쳐 1,300만 원에 견적서를 받아와라 또, 조경과 페인트 비용은 각각 750만 원, 950만 원을 청구하겠다고 말합니다.

끝까지판다팀은 당시 공사 업체가 학교에 제출한 2가지 견적서를 입수했습니다.

순수하게 학교 공사에만 드는 비용은 1,400만 원 정도.

하지만 새장 수리 등 이 회장의 자택 공사비용이 포함되자 2,800만 원으로 2배 늘었습니다.

자택 공사비가 노출되지 않게 학교 공사의 액수를 항목별로 조금씩 부풀린 것으로 학교 관계자들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현재 회삿돈과 교비 횡령 등의 혐의로 재산이 압류된 상황.

그래서인지 직원에게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당분간 신경 써서 처리하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이런 은밀한 시도는 교육청 감사를 앞두고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학교 돈으로 개인 주택 관리 비용을 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냐는 끝까지판다팀의 질의에 대해 이 회장 측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준호, CG : 이준호·최진회)  

▶ [끝까지 판다①] '200억 체납' 회장 재산의 비밀…옥중 영상 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