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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안 아이"라며 10대 성범죄자 봐준 美 판사 결국 퇴출

'좋은 집안의 우등생'이라는 이유로 성폭행 혐의를 받는 고교생을 관대하게 처분해 미국 사회의 공분을 샀던 한 판사가 법복을 벗게 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 뉴저지주 대법원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제임스 트로이아노 판사와의 임시 파견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로이아노 2012년 퇴직한 후 뉴저지주 몬머스 카운티 법원에서 '파트타임 판사'로 재판을 진행해왔습니다.

트로이아노 판사는 16세 고교생의 동갑내기 여학생 성폭행 혐의 사건을 가정법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지난해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중범죄를 저지른 15세 이상 미성년자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취급해 재판하도록 규정한 뉴저지주 법에 따라 가해자를 성인 법정에 기소하려던 검찰의 요청을 거부한 것입니다.

사건 당시 가해자는 파티 도중 말을 제대로 못 하고 똑바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취한 여학생을 지하실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이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럼에도 트로이아노 판사는 좋은 집안 출신(from a good family)이라며 사실상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까지 한 사실이 최근 항소심 결과를 보도한 언론 기사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트로이아노 판사는 당시 결정문에서 가해자가 좋은 집안 출신이고 명문고에 다니며 성적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거론하고, 심지어 검찰이 피해자에게 '이 학생을 기소하면 그의 삶이 망가질 것'이라는 점을 미리 설명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트로이아노 판사는 자진해 임시 파견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저지 대법원은 또 2016년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심리 과정에서 성폭행을 막기 위해 '다리를 오므렸어야 한다'는 등의 황당한 발언을 쏟아낸 존 루소 주니어 뉴저지주 판사의 해임을 권고했습니다.

앞서 루소 판사는 올해 초 사법 윤리위원회로부터 3개월 무급정직 권고를 받았습니다.

루소 판사는 다음 달까지 뉴저지 대법원의 명령에 응해야 하며, 자신의 해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12세 소녀를 성폭행한 가해자의 행위를 특별히 악랄하거나 잔인한 공격이 아니라고 판단한 마샤 실바 뉴저지주 법원 판사도 재판석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AP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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