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 3편?…2019 상반기 극장 관객 풍년vs흥행 양극화 심해

2019년 상반기 영화 관객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흥행 양극화가 뚜렷해 호황 뒤에 가리운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1억 93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6만 명(13.5%) 늘었다. 이 기간 전체 극장 매출액은 9,3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2억 원(16.0%) 증가했다.

평균 관람요금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85원 오른 8,514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진위는 "지난해 4월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3사가 관람요금을 인상한 것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올해는 상반기에만 천만 영화가 3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1월 개봉한 '극한직업'(1,626만 명), 4월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1,392만 명)에 이어 '기생충'(7월 18일 현재 누적 관객 수 995만 명)이 이번 주말 천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는 5,68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1만 명(26.5%) 증가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4%포인트 증가한 52%다.

영진위는 "56.4%를 기록했던 2013년 이후 6년 만에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상반기 극장가의 주도권을 한국영화가 되찾았다"며 "'극한직업'과 '기생충'의 흥행으로 한국영화 관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중박' 흥행을 기록한 한국영화는 없어 흥행 양극화는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외국영화 관객 수는 5,244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만 명(2.0% ↑) 증가하였고, 관객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4%p 감소한 48.0%를 기록했다. 2019년 상반기 전체영화 순위 2위, 외국영화 순위 1위를 차지한 ？마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1,392만 명)은 최단기간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29일 80.9%의 일일 상영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최고 일일 상영점유율이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진기록은 상영 편중을 통해 이룩한 성과라는 점에서 명과 암이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디즈니 실사판 영화 '알라딘'은 827만 명으로 전체 순위 4위, 외국영화 순위 2위를 기록했다. 마블 영화 '캡틴 마블'은 580만 명으로 전체 순위 5위, 외국영화 순위 3위에 올랐다.

올 상반기 흥행 1위 영화는 1,626만 명을 동원한 '극한직업'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1,392만 명으로 2위에 올랐고, '기생충'은 958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827만 명을 모은 '알라딘'은 4위, 580만 명을 동원한 '캡틴 마블'은 5위에 올랐다.

배급사 1위 자리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차지했다. '마블 영화'와 '디즈니 실사판 영화'의 흥행에 힘입은 결과다. 디즈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캡틴 마블', '토이 스토리 4' 등 9편을 배급했고, 관객 수 3,304만 명(매출액 2862억 원), 관객 점유율 30.2%를 기록했다.
씨제이이앤엠(주)은 전년 상반기 대비 105.1%(1566만 명 ↑) 증가한 3056만 명의 관객 모았고, 28.0%의 관객 점유율로 전년과 동일하게 배급사 순위 2위를 기록했다. 2019년 상반기에 8편을 배급한 씨제이이앤엠(주)는 '극한직업'과 '기생충'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관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년 상반기 독립·예술영화 흥행 순위 1위는 115만 8천 명을 모은 '항거: 유관순 이야기'였다. 2018년 한국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가 110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19년 상반기에 '항거: 유관순 이야기'의 성적만으로 전년의 한국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를 넘어섰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그린 북'이 관객 수 43만 명으로 2위에 올랐다. 대만 멜로 영화 '장난스런 키스'는 42만 8천 명으로 3위에 자리했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