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붙은 '샴쌍둥이' 자매 영국서 50시간 수술 끝에 분리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9.07.16 11:13 수정 2019.07.16 13: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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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머리 붙은 샴쌍둥이 자매 영국서 50시간 수술 끝에 분리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 자매가 영국의 아동 전문병원에서 3차례의 대수술 끝에 성공적으로 분리됐습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 (Gosh)은 올해 두 살 난 파키스탄 출신의 샴쌍둥이 사파와 마르와 울라 자매를 3차례 수술 끝에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두개골과 혈관이 서로 붙은 '두개 유합 샴쌍둥이' (craniopagus twins)로 제왕절개술 끝에 태어났습니다.

쌍둥이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임신한 상황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첫 수술은 쌍둥이가 생후 19개월이던 지난해 10월에 진행됐고, 쌍둥이가 분리된 마지막 수술은 지난 2월 11일에 실시됐습니다.

수술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의료진은 가상현실을 이용해 두 자매와 똑같은 형태의 복제품을 제작했습니다.

이는 의료진들이 쌍둥이의 두개골과 뇌, 혈관 구조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장치입니다.

의료진은 또 3D 프린터를 이용해 이들의 신체구조를 닮은 플라스틱 모형을 만들어 수술 연습을 했고, 정밀한 수술을 위해 의료진은 절개 지침도 만들었습니다.

의료진은 첫 번째 수술에서 쌍둥이들의 혈관을 분리하고 머리에 플라스틱 조각을 삽입해 뇌와 혈관을 떼어냈습니다.

마지막 수술에는 아이의 뼈를 이용해 새로운 두개골을 만드는 작업이 포함됐습니다.

또 의료진은 분리된 쌍둥이의 피부가 잘 자라도록 조직 확장술도 병행했습니다.

난관도 적지 않았습니다.

수술 중 사파의 목 정맥에 피가 엉기면서 혈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두 아이 모두 피를 흘리기도 했고, 마르와의 심장 박동이 떨어지면서 위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사파의 경우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개인 기증자가 비용을 지불한 이 수술 이후에도 쌍둥이들이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다수의 절차가 이어졌다고 가디언은 보도했습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샴쌍둥이인 사파와 마르와 울라 자매의 모습3차례에 걸친 수술에 꼬박 50시간 이상이 소요되었으며, 무려 100명의 의료진이 투입됐습니다.

쌍둥이의 어머니 자이나브 비비 (34)는 "병원과 의료진에게 빚을 졌다. 그들이 한 모든 일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분리된 아이들은 지난 1일 GOSH에서 퇴원해 어머니와 할아버지, 삼촌과 함께 런던으로 이사를 했으며 현재 재활의 일환으로 매일 물리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안면성형외과 전문의인 데이비드 더너웨이 교수 등 수술을 이끈 의료진은 성명을 통해 "쌍둥이 가족을 도와 기쁘다"며 "수술은 길고 복잡한 여정이었다. 그들의 믿음과 결심이 도전을 이겨내는 데 매우 주효했다. 우리는 그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랑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그들의 치료와 보살핌을 책임진 GOSH팀도 자랑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GOSH는 2006년과 2011년에도 성공적으로 두개유합 샴쌍둥이를 분리한 바 있습니다.

샴쌍둥이는 매우 드물며 출생아 250만 명 가운데 한명 정도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영국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