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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말 한마디 없이 누리는 서비스…'언택트' 확산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우리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봅니다. 권 기자, 오늘(15일)은 다소 정감은 좀 떨어지지만 적응되면 굉장히 편할 것 같은 그런 새로운 쇼핑 이야기 가지고 오셨죠?

<기자>

네, '언택트'라고 들어보셨나요? (못 들어 본 것 같은데요.) 아직 사전에 있는 단어는 아닙니다.

신조어인데요, 접촉을 영어로 '컨택트'라고 하죠. 여기서 뭘 같이 한다는 걸 뜻하는 맨 앞의 '컨'을 떼고, '뭘 안 한다'는 뜻의 'un'을 대신 붙입니다. 한 마디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않는 비대면 거래를 뜻하는 용업니다.

요즘 마케팅 분야에서 많이 쓰는 말입니다. 이런 식의 매장을 선호한다는 20대 직장인 한 분을 제가 지난 주말에 출근 시간부터 따라다녀 봤습니다.

확실히 서울 도심에서는 이제 말 한마디 안 하고도 뭘 사거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일단 세탁부터요. 휴대폰 앱으로 미리 신청해서 받아놓은 바구니에다가 세탁물을 넣고요. "어떻게 해주세요." 이런 것도 다 앱으로 얘기하고 결제까지 합니다.

그러면 내가 없을 때 수거해 가고 없을 때 갖다 놓는 거죠. 아침에 부은 얼굴로 문 빼꼼히 열어서 세탁물 받고 이런 접촉을 안 하겠다는 겁니다.

또 커피전문점 같은 곳들 요새 미리 주문하는 앱 갖춘 곳들 꽤 있습니다. 매장에 도착했을 때는 내가 앱으로 주문해 놓은 대로 음료가 나와 있어서 그냥 들고 나오기만 하면 되는 거죠.

또 이른바 키오스크, 터치스크린 입력기를 통해서 매장에서 메뉴도 보고 주문도 하고 결제까지 기계랑 혼자 다 합니다.

주방에서 그 기계를 통해서 접수된 대로 만들어서 호출벨을 울리면 셀프로 갖다 먹는 것까지 대화 없이 가능한 겁니다.

<앵커>

사실 이런 서비스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선호를 할 것 같은데, 정작 알아보니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고요?

<기자>

20~30대가 대부분은 아직은 맞습니다. 한 카드사에서 주요 언택트 매장 15곳을 2년간 분석해 봤더니 20~30대 이용자가 75%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늘어나는 속도가 가장 빠른 건 40대였습니다. 2년 동안 500% 가까이 늘었습니다. 여러 설문조사를 봐도요. 50대 이상도 매장에서 혼자 쇼핑하는 것에 관심은 큽니다.

직원한테 친절한 응대를 받는 것도 좋지만, 내가 살 마음이 아직 없을 때 직원이 적극적으로 응대하면 좀 부담스럽고 '뭘 사야 되나?' 해서 꺼려진다는 답이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많이 나왔습니다.

단, 50대 이상은 아직은 실제 언택트 매장을 별로 안 가긴 합니다. 여기서도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이 젊은 층보다 최신 환경을 누리지 못하는 격차가 발생하는 게 눈에 좀 띄고요.

아무튼 이렇다 보니까 요즘은 연령대가 좀 있어야 많이 갈 만한 매장, 복잡한 고가품에 속하는 자동차 매장 같은 데까지도 언택트 서비스가 확산 추세고요. 비대면 거래를 최대한 쉽게 갖추는 게 관건입니다.

예를 들면, 박물관에서 혼자 오디오 가이드 듣듯이 휴대폰에 매장 시스템을 연동시켜서 내 휴대폰으로 혼자 설명을 보고 듣게 한다거나요.

제품들 밑에 무게를 감지하는 센서를 다 깝니다. 그래서 상품을 누가 집어 들면 '아 누가 이거 보는구나' 시스템이 감지를 하는 거죠. 그러면 내가 뭘 따로 안 해도 매대에 바로 설명이 뜨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이런 매장들이 많이 늘어나면 서비스업 종사들의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그런 측면이 있죠. 단순 업무는 기계로 많이 넘어가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용구/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장 : 10가지 서로 다른 메뉴를 시키면 사람은 기억 못하 지만, 기계는 10가지가 아니라 100가지도 기억을 하잖아요. 소비자 개성이 다양해지고, 디지털 기술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고밀도 도시사회에서는 사람과 얘기하는 것조차 귀찮아 하 는 것도 (있고요).]

하지만 아예 사람이 없는 매장의 확산은 당장은 쉽지 않습니다. 일단 문제가 생겼을 때 말할 직원이 없고, 위생 같은 게 신경 쓰인다는 의견도 많이 있거든요.

당분간은 언택트 서비스가 늘긴 늘되, 24시간 운영을 하려고 인건비 고려해서 무인화를 도입한 경우 아니면 필수 인원은 상주해서 필요하면 손님이 직원과도 대화할 수 있는 형태의 매장들이 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3명이 필요하던 가게가 2명만 있으면 된다거나 이런 흐름은 막기 어려워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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